1급 발암물질 지하수, 시민 휴식처 광주 수완호수공원 유입 가능성?

호수 관정, 오염 농도 높은 구역과 불과 500m 거리
풍영정천 인접…주거지역·지하 70m서도 검출

광주 수완 호수공원 음악분수.(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시민들의 휴식처인 수완호수공원에 하남산단 1급 발암물질 지하수의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광산구에 따르면 장덕동 수완호수 근린공원에는 1.8㏊ 규모의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호수에는 150톤의 물이 담겨 있는데 이 물은 공원 내에 위치한 관정의 지하수를 사용한다. 집중 호우 시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풍영정천의 물이 월류해 유입된다.

호수 일정 수위에 도달하면 내부에 있던 물은 자연적으로 풍영전천 쪽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된 하남산단 1급 발암물질 지하수가 호수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남산단 지하수·토양오염 조사 용역' 최종보고서 결과 기준치를 각각 466배, 284배 초과한 1급 발암물질인 트라이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이 검출된 오염수가 서고동저의 지형적 특징상 수완지구 주거지역과 풍영정천 방향으로 흐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일부 주거지역 지하수 관측정 대다수와 시민들이 정원용, 세차장 등에서 이용하는 지하수를 끌어오는 깊이 70~120m 아래에서도 이들 물질이 검출돼 호수공원 물에서도 오염수가 검출될 가능성을 제기되고 있다.

호숫물과 풍영정천 물이 뒤섞인 상황에 범람으로 인해 산책로 등 곳곳에 물이 흡수됐을 수도 있다.

이 공원은 호수를 중심으로 분수대가 자리 잡고 나무 데크가 있어 수완지구 주민들에게 산책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하남산단에서도 오염 농도가 높은 이른바 ZONE 1 구역과 호수공원 관로는 약 500m 거리로 근접해 있다. 그러나 조사 당시 호수공원 관정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용역에 참여했던 한 박사는 "지하수 흐름과 펌프질 등 인위적 양수 처리를 하면서 오염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가 내리는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풍영정천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2025.7.1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다만 지하수법에 따라 수질 검사가 3년마다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 2023년 3월 이 호수의 수질에서 발암물질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본래대로라면 내년에 재차 수질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논란 여파로 이달 안에 다시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는 호숫물 시료를 채수해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결과 도출까지는 의뢰 이후 3~4일 이내가 소요될 예정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당시 TCE, PCE 등 발암물질이 미검출 됐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수질 검사를 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