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산단 지하수 1급 발암물질 2년간 '쉬쉬'…광주 광산구 '사과'
박병규 구청장 명의 사과문 "행정 적극 대응 못 해"
"감사 시행…처리 결과 시민에게 공개"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광산구가 하남산업단지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수백 배를 초과하는 1급 발암물질이 확인됐음에도 2년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15일 사과문을 내고 하남산단 지하수 오염 대처에 대해 "행정 대응이 신속하고 적극적이지 못했고 이런 사실을 알리는 데에도 소홀했다"며 "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시민의 모든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사안을 엄중하게 여기고 지하수 검사 결과가 2년 넘게 묻힌 배경과 책임 소재에 대해 감사를 시행해 문제 원인과 과정, 처리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뉴스1 보도로 2020년부터 3년간 한국농어촌공사가 실시한 '하남산단 지하수·토양오염 조사 용역' 결과 지하수에서 1군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두 물질은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 1군 발암물질로, 주로 탈지제나 금속 세척용 공업용 유기용제로 사용된다.
농어촌공사가 하남산단 전역 총 171개 지점에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해 657개 시료를 채취, 분석한 결과 TCE는 117개, PCE는 67개 시료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구역별로는 H전자와 C기공 주변인 1~3 구역 내 오염이 집중됐으며 TCE는 최대 27.982mg/L, PCE는 최대 5.691mg/L가 검출됐다. 이는 각각 공업용수 수질기준(TCE 0.06mg/L, PCE 0.02mg/L)을 466배, 284배 초과하는 수치다.
공사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2023년 6월 광주시와 광산구에 제출했지만 행정당국은 후속 대책을 추진하지 않았다.
광산구 측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수는 2~3년 단위로 수질검사를 실시했고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이들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전문가, 환경단체 등과 조속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염 확산을 막고 정화 대책을 강구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며 "수완지구에서 지하수를 사용하는 187개소 전체를 대상으로 이달 안에 수질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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