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수천점 고흥군에 임대한 수집가, 경찰 '위법수사' 소송 패소
도자기 진위 논란에 경찰 수사…사기 혐의 기소된 후 무죄 판결
재판부 "수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워"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지자체에 대여한 중국 도자기 등 수천점의 '진위 논란'으로 수사를 받은 수집가가 경찰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박정훈)는 수집가 A 씨가 경찰관 3명을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을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위공직자였던 A 씨는 온라인 경매, 골동품 가게, 조선족 등을 통해 고미술품을 모아 왔다.
A 씨는 2015년 전남 고흥군에 수집한 중국 고대 도자기 등 3500점 이상을 임대하는 유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개관 전까지 2억 4000만원, 개관 후 관람료 일부를 받는 것이 계약 내용이다.
고흥군은 같은해 도자기 3666점을 인계받았다. 또 중국인 감정인 3명을 초청해 진품 감정을 진행했다.
중국인 감정인들은 '300점 중 290점은 진품, 10점은 가품이다. 67점은 진위 여부 논란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진위 논란이 일자 고흥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2017년 2월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고흥군이 보관하던 도자기 3666점과 윤봉길 의사 유묵 1점을 압수했다.
이후 A 씨는 사기,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A 씨가 '가치가 매우 낮은 모조품'이라는 것을 전제로 도자기들을 구매·수집했다는 뚜렷한 정황이 없는 이상 기망 행위로 인한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은 지난해 11월 대법원 상고 기각으로 확정됐다.
A 씨는 경찰관들이 위법 수사를 하고, 약 2년간 감정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며 억대 손배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심·2심 모두 경찰 수사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장 집행 이후 약 1년 7개월이 지난 후에야 수사기관에 의한 감정이 이뤄졌음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중국 도자기에 대한 감정 특성상 전문가를 쉽게 찾을 수 없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피고들이 감정 외 다른 수사를 계속했을 개연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들이 고의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직무유기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2019년과 2020년 2차례에 걸쳐 도자기 등에 대한 감정이 의뢰됐다. 감정 중엔 모조품이라는 결과도 존재해 경찰 첩보 입수, 수사가 허위사실이라 단정할 수 없다. 압수수색도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경찰은 2018년 4월 고흥군 기록전시관 수장고에서 압수 물품인 주전자 형태의 중국 도자기 하단부를 확인하던 중 뚜껑 부분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소송을 거쳐 고흥군과 대한민국은 A 씨에게 2000만 원을 배상했다.
A 씨는 고흥군을 상대로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차료 지급 소송도 제기, 2023년 고흥군이 원고에게 합계 6억 2500만 원을 지급한다는 결정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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