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경찰이에요" 설득 끝에 보이스피싱 피해 막은 경찰·청원경찰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당해 출금하던 피해자
청원경찰 눈썰미·현직 경찰관 관심에 피해 막아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저를 한 번만 믿어주세요. 정말 경찰입니다."
지난 4월 24일 오전 10시 35분쯤 광주 서구 도심에 위치한 한 은행. 은행에 들어와 주변을 살핀 60대 여성 A 씨는 누군가와 통화 시도를 했다. A 씨는 은행을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하는 등 불안한 모습으로 현금인출기에서 여러 차례 현금을 뽑았다.
A 씨의 행동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수상함을 느낀 청원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에서 '검사'라는 단어를 봤다. 청원경찰은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고 설명했지만, A 씨는 그의 말을 믿지 못했다.
이때 은행에 들어온 한 남성은 이들의 대화를 듣더니 곧장 다가와 A 씨에게 "돈을 보내면 안 된다"며 명함 한장을 내밀었다. 명함엔 '광주경찰청 치안정보과 소속 이학인 경사'가 적혀 있었다.
이 경사도 "저 여기 앞 경찰서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며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설명했으나 A 씨는 "미국에서 귀국하는 딸에게 줄 생활비"라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믿지 않았다.
이학인 경사는 포기하지 않고 경찰 공무원증까지 보여주면서 A 씨를 끝끝내 설득했다. 이 경사의 112 신고로 해당 피해 사건은 광주 서부경찰서에 인계됐다.
확인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은 A 씨를 노린 것이 맞았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 씨가 신청한 적이 없는 카드 배송 택배기사를 사칭한 뒤 '명의가 도용됐다'며 링크 접속을 유도했다. 이후 금감원과 검사를 사칭하며 피해자에게 현금을 인출하도록 유도했던 것.
A 씨는 은행에서 3000만 원을 인출하던 중 청원경찰과 이 경사의 설득에 다행히 금전적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 사연은 2일 대한민국 경찰청 유튜브를 통해 국민들에게 소개됐다. 누리꾼들은 "여성분 정말 운이 좋았다", "빠른 대처로 사고를 막은 경찰분들을 응원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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