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출근길…대설특보 속 거북 주행에 30분 거리가 2시간 소요

전남 장성 14.7㎝, 광주 광산 11.7㎝ 적설…6일 새벽까지 15㎝ 예보
차선 사라진 눈길 바퀴 빠지고 미끄러지고…차도 사람도 '엉금엉금'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무진대로 일대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2025.2.4/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서둘러 나왔는데 출근까지 거의 2시간이 걸렸네요."

최대 10㎝ 이상 눈이 내린 4일 오전 광주 무진대로 일대.

하남 방면으로 진입하는 오르막길에 오른 차량들은 눈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엉금엉금 거북이 주행을 했다.

소형차들은 바퀴가 미끄러져 헛돌며 겨우 진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차선은 눈에 덮여 사라졌고 차량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 수시로 빨간색 브레이크등이 켜졌다.

합류 구간에서 차량들은 사고에 대비해 비상 깜빡이를 켠 채 진입했지만 한동안 차량이 뒤엉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눈발이 거세지자 출근길 정체는 더욱 심해졌다.

서구에서 광산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정지현 씨(30·여)는 "오전 7시에 집에서 나와 차에 쌓인 눈을 치운 뒤 곧바로 출발했지만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린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도착했다"며 "평소 30분이면 갈 거리지만 3배 이상 걸렸다"고 토로했다.

광주여대 인근 도로에서는 1톤 트럭이 빙판길에서 바퀴가 헛돌아 빠져나오지 못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밧줄로 뒷바퀴 2개를 단단히 감은 뒤 차량을 겨우 빼냈다.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도로에서 빙판길에 빠진 1톤 트럭 운전자가 밧줄로 뒷바퀴를 고정시키고 있다. 2025.2.4/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같은 시각 남구 백운동 일대에도 눈길에 차량이 서행하면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버스 정류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리기도 했다.

이들은 패딩 모자를 쓰거나 귀마개, 목도리로 중무장 한 채 출근길에 올랐다.

영하권 날씨에 한 시민은 버스를 기다리며 연신 핫팩을 주무르거나 귀에 가져다 대며 추위를 녹였다.

정류장으로 향하는 도중 내리막길을 마주한 한 어르신은 행여나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을까 주머니에서 손을 뺀 채 종종걸음을 했다.

시민들도 눈을 피하기 위해 가지고 온 우산을 눈길에서 지팡이처럼 사용하거나 아예 지팡이를 가지고 나온 이들도 목격됐다.

야외에 주차를 한 차주는 앞 유리에 쌓인 눈을 걷어내거나 와이퍼에 얼어붙은 얼음을 떼어내며 차량 이곳 저곳을 살폈다.

나주로 출퇴근하는 김 모 씨(30)는 "차를 두고 출근하려 했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아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왔다"며 "도로 상태로 봐서는 이미 지각이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가게 앞에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빗자루를 들고 나와 제설 작업에 열을 올렸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설경보가 발효된 전남 장성의 상무대에는 14.7㎝의 눈의 쌓였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광주의 광산은 11.7㎝, 함평 월야 10.0㎝, 목포와 영광 염산 9.8㎝ 등의 많은 적설량을 기록 중이다.

기상청은 6일 새벽까지 전남동부에 3~10㎝, 광주와 전남남서부 5~15㎝, 전남북서부 5~2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12㎝의 눈이 쌓인 4일 오전 광주 남구 백운동 푸른길 브릿지에서 시민들이 중무장한 채 조심히 걸어가고 있다. 2025.2.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