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광주 학동참사' 항소심서 법무법인 '쌍방 대리' 논란
참사 후 피해자 대리 법인, 2심에선 피고인 대리
법인 측 "단순 실수, 유족들께 죄송" 사임서 제출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 학동 붕괴참사의 형사적 책임을 가리는 2심 재판에서 한 법무법인의 '쌍방 대리' 논란이 제기됐다.
학동 붕괴참사 피해자 법률대리를 맡았던 법무법인이 항소심에서 피고인 측 법률대리를 맡았기 때문이다.
법인 측은 23일 실수로 인한 변호사 선임을 인정하며 피고인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변호사 사임계를 법원에 제출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금고형 등을 선고받은 HDC현대산업개발·다원이앤씨·백솔건설 관계자 등 7명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법인 3곳(현대산업개발·백솔기업·한솔기업)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을 2월 6일에 연다.
이들은 안전 관리·감독 소홀로 2021년 6월 9일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의 붕괴를 일으켜 시내버스 승객 9명을 숨지게 하고, 8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초 학동참사 2심 선고는 지난해 11월 26일로 잡혔으나 변론 종결 후 변호사가 추가 선임되고 감정 신청이 추가되면서 기일이 변경됐다.
재판부는 변호사 추가 선임 등과 관계 없이 신중 심리를 위해 변론을 재개하지 않고 선고 기일을 2월 6일로 변경했다.
기일 변경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2개 법무법인을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이 가운데 A 법인은 참사 발생 직후부터 형사 1심 일부까지 피해자 법률대리인을 맞아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 그런데 같은 법인 소속 다른 변호인들이 2심 선고 공판을 앞둔 지난해 11월 피고인인 현대산업개발 측 변호를 맡아 '쌍방 대리' 논란이 벌어졌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 윤리규약도 '변호사는 위임사무가 종료된 경우에도 종전 사건과 기초가 된 분쟁의 실체가 동일한 사건에서 대립되는 당사자로부터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과거 비슷한 사례에 대해 "법무법인의 경우 담당 변호사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법무법인이 수임 당사자가 되는 것"이라며 "담당 변호사가 다르다고 해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 수임이 종료된 후에도 규정 효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검토 결과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사례는 A 법인이 앞서 피해자 유족들과 현산 사이의 민사적 사안에 집중한 점, 피해자 법률 대리인이 추가 또는 변경된 상태에서 2심 재판이 진행돼 온 점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학동 참사 유족 측은 "최근에야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 법인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검토 결과 단순 실수로 변호사 선임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 측에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해당 사건에 대해 곧바로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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