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참사로 승객 9명 숨진 '운림54번 버스' 영구보존 논의

유가족협의회 "경각심·재발방지 차원서 보존 전시해야"
강기정 시장, 유가족 건의에 공감

광주 학동 참사 3주기를 열흘 앞둔 31일 광주 북구 각화정수장에 당시 사고로 매몰됐던 운림54번 시내버스가 처참한 모습으로 보관되고 있다. 2024.5.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학동참사 추모공간 조성이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3년째 방치됐던 사고 버스 '운림54번'의 보존 방향도 논의되고 있다.

4일 광주 학동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협의회는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참사 희생자들이 삶을 마감한 '운림54번' 버스의 영구보존을 건의했다.

처참하게 구겨져 참상이 담긴 사고 버스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느끼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협의회는 광주 북구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등 안전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곳에 버스를 전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 시장은 '세월호 영구보존'을 예시로 들며 공감 의사를 표시했고, 유사한 장소에 대한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방법 등은 협의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3월 추모공간 조성 계획 논의 당시 버스를 녹여 공간에 쓰일 조형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영구보존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고 당시 건물 잔해에 매몰됐던 운림54번 버스는 조사를 위해 장성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유가족들의 보관 요청에 따라 광주시는 2022년 1월부터 광주 북구 각화정수장의 한 창고에 버스를 임시보관하고 있다.

추모공간 조성에 밑그림이 그려지면 버스 활용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공간 조성이 지지부진하면서 버스의 앞날도 결정되지 못했다.

광주 학동 참사 3주기를 열흘 앞둔 31일 광주 북구 각화정수장에 당시 사고로 매몰됐던 운림54번 시내버스가 처참한 모습으로 보관되고 있다. 2024.5.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사고 날인 2021년 6월 9일, 동구 무등산국립공원(증심사)과 북구 전남공무원교육원을 오가는 운림54번 시내버스는 종점인 증심사를 다섯 정거장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학동 재개발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건물 앞 정류장에 정차해있던 버스를 덮쳤다.

버스에 탑승해있던 17명 중 앞자리에 있던 8명은 가로수가 충격을 흡수해 중경상을 입었지만, 뒷자리에 있던 9명은 모두 숨졌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