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보러 4만5000명 모인 조선대 축제장 한동안 혼잡 '아찔'
인파 몰리며 30분간 병목현상…"밀지 마세요·큰일나요" 고성
경찰 현장 대처로 위기 모면…큰 사고 없이 첫날 일정 마쳐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밀지 마세요. 앞으로 못 가고 있어요. 이러다 큰일나요."
27일 광주 조선대학교 축제 첫날 뉴진스를 보러 온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발생, 이태원 참사를 연상시키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8시쯤 초청 가수들의 공연이 한창이던 시각 축제장에는 경찰 추산 4만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메인 부대 앞 스탠딩 객석에는 오후부터 입장한 재학생과 일반인 관객 2만4000명이, 그들을 둘러싼 펜스 바깥에는 2만여명의 방문객들이 운집했다.
조선대 총학 등 주최측이 사전에 출입증 팔찌를 나눠주며 입장객 수를 최대 2만 명으로 통제한 스탠딩 객석에는 당초 예상보다 4000여명이 더 입장하긴 했으나 무리 없이 질서가 유지됐다.
문제는 펜스 바깥 푸드코트 통행로에서 빚어졌다. 좌우 통행로 입구를 통해 인파가 끊임없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자 도중에 멈춰서 공연을 관람하는 인파가 생겼다.
당초 좌우 통행을 상정한 공간에서 인파가 빠지지 않고 쌓이면서 10분도 안돼 서로의 몸이 바짝 밀착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좀처럼 인파가 빠지지 않음에도 계속해서 뒤편에서 인파가 밀어붙이면서 곳곳에서 비명이 터졌다.
한데 몰린 참가자들은 "앞으로 못 가고 있으니 밀지 마라", "가운데서 가만히 있지 말고 빠져라", "이러다 큰일난다 이동하라"고 소리쳤다.
아이를 동반한 한 엄마는 "이러다 큰일나겠네 빨리 빠져나가야 하는데 어떡하나"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중학생은 "이러다가 이태원처럼 사고난다고. 이러면 안된다고"라며 소리쳤다.
일순간 발생한 혼잡은 20~30분간 이어졌다. 인파 속에 휘말린 경찰관이 경광봉을 휘저으며 "이동하라"고 목이 터져라 소리쳤지만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경찰이 중앙 통로의 통제선을 뚫고 인파를 한 명씩 내보내면서 혼잡은 서서히 풀렸다.
주최측이 대규모 인파를 통제할 수 있다며 행사장을 운영했으나 좌우 통행로의 상행과 하행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으면서 이같은 일이 빚어졌다.
상행과 하행을 분리하기 위해 주최측은 펜스를 치는 대신 교직원들과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인의 장벽'을 세웠으나 인원 부족으로 촘촘히 분리되지 않고, 오히려 이들이 인파에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같은 혼잡에도 불구하고 이날 축제는 별다른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치러졌다.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 이후로 단일공간에 4만5000여명의 인파가 모인 것을 감안할 때 시민들이 질서 유지에 비교적 적극 협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축하 공연을 위해 찾은 크래비티와 QWER, 볼빨간사춘기와 뉴진스의 축하 공연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통제에 따라 안전하게 귀가했다.
축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조선대 학생과 임직원 등 300여명과 기동대, 동구청 의용소방대 등 질서 유지에 500여명 가까이 투입됐다.
조선대 축제에는 28일에는 다이나믹듀오, 29일에는 싸이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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