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임산부, 85세 할머니, 만 18세 청년…사전투표 열기 '후끈'

새벽 어스름부터 유권자 대기 행렬 이어져
오전 8시 기준 투표율 광주 1.51%, 전남 1.93%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광주 광산구 운남행정복지센터에서 한 유권자가 허리숙여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2024.4.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김동수 이수민 이승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광주·전남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참정권 행사를 위한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새벽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각부터 대기줄을 이루며 투표 개시만을 기다렸다.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에는 출산을 1시간여 앞둔 임신부 김다영 씨(32·여)가 가족과 함께 투표하러 왔다.

김 씨는 "아기 낳는 것이 떨리는 건지 투표가 떨린 건지 두근거리면서 투표소에 왔다"며 "떨리지만 친정 엄마가 꼭 투표는 하고 가자고 해서 부지런히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처녀일 때는 투표할 때 '나'만 생각했는데 출산을 앞두니 아이 미래를 생각하고 후보를 고르게 됐다"며 "곧 세상을 볼 내 딸 송유나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듬직한 일꾼들이 뽑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광주 서구 치평동 치평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첫 투표를 마친 박지효 양(19)과 김정자 할머니(83)가 인증샷을 찍고 있다. 2024.4.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인생 첫 투표'를 하는 10대들도 돋보였다. 박지효 양(19)은 할머니 김정자 씨(83)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박 양은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온 공보물을 어젯밤 꼼꼼히 살폈고 선거 앞두고 할머니와 뉴스도 늘 챙겨 봤다"며 "신기하고 어른이 된 느낌이다. 원래는 오전 9시 쯤 올 생각이었는데 투표할 생각에 떨려서 잠도 한 숨 못 자는 바람에 6시부터 할머니와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할머니는 주소지가 타지에 있어서 늘 사전투표를 혼자 하시곤 했다"며 "새벽부터 투표하시겠다고 혼자 나가시는 모습이 걱정되고 안타까웠는데 앞으로 올해부터는 늘 함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자 할머니는 "손녀가 투표가 처음이라서 '신분증 꼭 챙겨야 한다', '투표소 안에서는 사진 찍으면 안 된다' 차분히 다 가르쳐줬다"며 "대견스럽고 의지도 되고 참 좋다. 오래 오래 건강히 살아서 매번 함께 오자는 약속 지키겠다"고 했다.

광산구 송정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한 오준석 군(18)은 현재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에 상경했지만 고향에서 첫 투표를 하고 싶어 지난 밤 열차를 타고 내려왔다.

그는 "정치에 생경했지만 입시를 준비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정치는 남 일이 아니라 내 생활과 아주 밀접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첫 투표를 행사할 마음에 떨려 잠도 안 왔다"고 말했다.

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면서 바라는 점은 여야가 서로 공격적 비판을 하는 게 주가 되는 게 아닌 정책을 건강하게 논의했으면 한다. 입법 과정 등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팡이를 짚은 고령의 유권자들도 투표에 대한 열정은 빠질 수 없다.

전남 광양시 중마동 광양시청서 투표한 이형순 할머니(85)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고,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고 누구든 투표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정자 씨(71·여)도 "총선 당일은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투표하러 왔다"며 "투표를 안 하면 꼭 죄짓는 느낌이어서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원회에 따르면 이 시각 현재 광주 지역 투표율은 1.51%다. 전체 유권자 119만 9920명 중 1만 813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전남의 경우 전체 유권자 156만 5232명 중 1.93%인 3만 285명이 사전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