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공원 사업지 항일운동가 보존묘지 지정 거부한 광주시 잘못"
최종섭 선생 유족, 광주시 상대 1심 패소→2심 승소
재판부 "독립운동 업적, 사회장 취지 등 고려 안 해"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근린공원 특례사업 추진을 위해 일제강점기 시절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선 고 최종섭 선생에 대한 보존묘지 지정을 거부한 광주시의 행정은 부적절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960년대에 사회장으로 안장된 묘지를 2020년부터 특례사업을 추진한 광주시가 심의조차 하지 않고 무작정 보존묘지 신청을 거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성주)는 고 최종섭 선생의 유족이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시도 보존묘지 지정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1882년 광주에서 태어난 최종섭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대한독립협회 광주지부 실업부장을 시작으로 광주청년회 초대회장, 항일사회단체인 신간회의 중앙집행위원 등을 역임하며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서 왔다.
대한민국 해방 이후에는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전남지부장, 반민특위 전남지부장, 미군정 과도 입법위원 등을 역임했다.
1969년에 별세한 최 선생의 장례식은 광주고법원장, 전남도지사, 검사장을 비롯한 수많은 지역 인사들과 시민들이 참석하는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그의 손자는 광주 북구 동림동에 최 선생을 안장했다.
시간이 흘러 광주시는 2020년부터 광주 북구 동림동 일대에 운암산근린공원 개발행위 특례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데, 최 선생의 묘지는 개발사업 부지에 포함됐다.
최 선생의 유족은 2019년과 2020년에 2차례에 걸쳐 '해당 분묘를 사업부지에서 제외해 존치해 달라'고 요청했고, 2021년엔 '묘지를 시·도 보존 묘지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광주 북구도 "이 분묘는 사회장 등을 해 국민의 추모 대상이 되는 사람의 묘지로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근린공원 부지엔 분묘 등 장사시설을 존치할 수 없다'며 시도 보존묘지 신청 등을 모두 거절했다.
대신 유족 측에 묘비 토지 등을 매입해 분묘 이장비를 보상하겠다고 통지했다.
결국 최 선생의 유족은 광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1심 재판부는 광주시가 공원녹지법에 따라 보존묘지 지정을 거부했고, 이는 재량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족 측의 손을 들어주며 광주시의 보존묘지 거부 신청을 취소토록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존묘지 등은 반드시 장소적 보존이나 고정을 의미하지 않고, 보존묘지 지정 이후에도 이장이 가능하다"면서 "이같은 취지는 국가장·사회장 등으로 추모 대상이 되는 인물이 국가나 사회에 헌신봉사했거나 공익에 기여한 취지를 보존해 후대에 전하고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관련 법에 따라 분묘의 이장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보존묘지 등으로 지정한 효력을 유지한 채 이장하는 경우가 가능하기에 심사 없이 오로지 기존 장소에 존치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지정신청을 거부하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광주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헌신하고 해방 이후 교육, 언론,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 망인의 생전 업적을 추모하고자 했던 사회장의 취지, 보존묘지 지정처분으로서 달성할 수 있는 국가·사회적 공공의 이익 등 마땅히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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