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광주 학동참사' 불법 하도급업자에 집유

건물 철거공사 재하도급한 업체엔 벌금 2000만원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 2022.6.8/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붕괴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불법 하도급'을 저지른 한솔기업 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법인 한솔기업엔 벌금 2000만원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솔기업 대표 김모씨(52)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그리고 한솔기업에 벌금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20년 9월28일 법적으로 금지된 건물 철거 재하도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광주 동구 학동에 위치한 재개발구역 12만6433㎡ 부지에 대한 구조물 해체공사를 하수급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하수급을 받자마자 백솔건설에 내부철거, 구조물 해체공사를 재하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현대산업개발이 한솔기업에 하도급한 구조물 해제공사 대금은 33억원 상당이이었으나, 한솔 측은 그 3분의1 수준인 11억6300만원에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는 백솔건설 대표이사 조모씨에게 '공사 완공 후 수익 중 일부를 되돌려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수사에서 확인됐다.

백솔건설은 2020년 10월 초부터 건물 붕괴로 공사가 중단된 2021년 6월9일까지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 내 622개 건물 중 587개 건물에 대한 해체 공사를 진행했다.

2021년 6월9일 오후 4시22분쯤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바로 옆 도로 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됐고, 이 사고로 버스 승객 17명 중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

김 부장판사는 "한솔기업은 자신이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받은 건축물 철거와 폐기물 상차 공정을 백솔건설에 재하도급했다"며 "이는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을 보장하려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며 그 위반 정도도 크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백솔기업이 재하도급 받은 공사의 실질적 단가가 계약상 단가보다 낮아 부실공사의 위험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백솔건설 조씨는 해체계획상에 기재된 것 같이 긴 붐을 이용해 건물 위에서부터 아래로 해체하지 않고, 자신이 소유한 표준사양 붐이 달린 굴착기로 건물 해체 작업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이는 철거 작업 중인 건물의 붕괴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며 "이처럼 조씨가 해체계획서를 준수하지 못한 사정엔 '건축업계에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연쇄적인 재하청의 구조적 문제'가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이 불법 재하도급한 공사로 건물이 붕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결과가 발생해 피고인들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한솔기업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로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