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대면 입학식…국기에 대한 경례 후 앉아버린 아이들, 어른들만 '호국영령 묵념'
호랑이 탈 쓴 교사가 '가족증서' 나누며 이색 환영 행사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너 나랑 같은 유치원이었지? 반가워, 6년동안 잘 부탁해!"
2일 오전 9시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교정에는 여느 때보다 선명한 '꺄르르'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2023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이 열리는 날. 동산초교는 40명의 새 가족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실내 마스크 의무없이 대면 행사로 이뤄졌다.
한 여학생은 잠이 덜 깬 얼굴로 하품을 하며 엄마에게 안겨 오는가 하면 쌍둥이 형제는 의젓하게 실내화 주머니를 돌리며 아빠보다 앞장서 뛰어왔다. 형제는 "범 내려온다" 노래를 흥얼거렸다.
하나같이 반짝 반짝 빛이 나는 새 가방을 메고 새 실내화를 꺼내 신었다. 눈동자도 초롱초롱 빛났다. 처음 만난 선생님에게 또박 또박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다.
같은 유치원 친구를 만났을 땐 달려가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처음 보는 얼굴에겐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아이보다 떨림이 가득한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쌍둥이 형제 김서현·서범군(7) 아버지인 김정훈씨(40)는 "저도 동산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아이들을 후배로 맞이하게 됐다"며 "수십년 만에 등굣길을 걸어보니 감회가 너무 새롭다. 마치 제가 다시 학교에 입학하는 것처럼 떨리고 기대감이 무럭무럭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들이 소풍 가는 것처럼 기대하더라. 아침에 엄청 일찍 일어나 스스로 옷을 입고 '학교 가자'고 기다리는데 너무 귀엽고 벌써 다 커버린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 마스크 착용하고 생활하느라 힘들었을텐데 올해부터 친구들과 서로 표정도 보면서 즐거운 학교생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산초등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이색 환영행사'를 진행했다.
교실에 모인 아이들에게 교사가 '선생님 이름 맞추기', '선생님이 좋아하는 과일 맞추기' 등 퀴즈를 내 친분을 쌓게 한 뒤, 교실 한켠에 달린 별 모양 이름 풍선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찾았다.
아이들은 소곤소곤 속삭이는 교사의 목소리에 꺄르르 웃고 자신의 이름을 손짓과 몸짓을 더해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입학식장에 남아 아이들의 첫 시작을 응원하는 손 편지를 적었다.
이후 교직원들이 곰이나 호랑이, 토끼 등 동물 탈을 쓰고 신입생 가족에게 '동산 가족증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부모가 쓴 깜짝 손 편지에 아이들이 '우와' 놀라기도 했다.
신입생 노온유군(7) 아버지 노성은씨(40)는 "첫 입학식에 꼭 참석하고 싶어서 오전 반차를 쓰고 오게 됐다"며 "다양한 이벤트가 어우러져 더 기억에 남고, 추억을 만드는 입학식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씨는 "벌써 아이를 학교를 보내야 한다니 기분이 묘하다"며 "우리 온유, 늘 건강하고 밝고 즐겁게 자라길 바란다. 너무 사랑한다"고 미소지었다.
같은 시각 인근인 북구 본촌초등학교에서도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다.
첫 교내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 국민의례 국기에 대한 경례 후 전부 자리에 앉아버려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을 어른들끼리만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학부모 박모씨(43·여)는 "코로나19로 큰 아이는 입학식도 못했고, 학교에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오늘은 둘째 입학식인데 와보니 너무 기쁘다"며 "당초 1월에 연락을 받았을 땐 코로나19로 비대면 입학을 한다고 해, 올해도 정문 앞에서 헤어질 줄 알았는데 행사를 하니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없이 대면 입학식을 치르고 새 학기를 시작했다.
일상 회복 기조에 따라 등교 전 의무적으로 실시했던 코로나19 자가진단 앱 등록이 없어지고, 급식실 칸막이와 등교 시 체온측정 절차도 학교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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