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도 최고에 예산 바닥난 '담배꽁초 수거보상제'

8개월간 10만갑, 1200만원 보상…폐지노인 참여 저조
재활용 방안 없어…광산구 내년 사업 전면 재검토

광주 광산구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이 수거한 담배꽁초의 무게를 직원이 재고 있는 모습.(광주 광산구 제공) 2022.8.15/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돈까지 주면서 담배꽁초 수거하면 뭐하나요. 처리할 방안이 없어요."

광주 광산구가 지역 최초로 시도한 '담배꽁초 수거보상제'가 시행 1년 만에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8개월 만에 보상비가 바닥나 추경을 계획할 정도로 많은 양이 수거됐지만 정작 산더미처럼 쌓인 꽁초들을 재활용할 방법이 없어 지자체가 사업 포기를 검토하기 이르렀기 때문이다.

15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길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수거해 일선 행정복지센터에 가져다주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5g당 100원씩, 월 최대 5만원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사업 시행의 취지는 크게 2가지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70세 이상 어르신들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꽁초를 모아 간접적인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반인들도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쓰레기를 수거해 환경오염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사업 시행 첫달인 지난해 8월의 담배꽁초 수거량은 8.4㎏이었는데 한달 뒤에는 41.3㎏이 수거됐다. 작년 12월말까지 수거된 담배꽁초 무게는 총 289.4㎏에 달했다.

높은 참여율에 올해도 사업을 이어간 광산구는 1월 122.2㎏, 2월 86.1㎏, 3월 151.7㎏의 꽁초를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기간 수거된 총 담배꽁초는 649.9㎏. 이를 환산하면 10만8324갑에 달한다.

하도 많은 양이 수거되다 보니 8개월 만에 1270만원의 보상금이 참여자들에게 지급됐고, 전체 예산이 바닥나 지난 4월부터는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지자체조차 이렇게 수거된 담배꽁초들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

담배꽁초는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악취와 오염, 발암물질 포함 등의 이유로 일반 플라스틱 제품처럼 실질적인 재활용이 불가능했다.

광산구는 환경부 용역 등에서 도출된 꽁초 재활용 방식인 골프채 보호대 제작, 벽돌이나 플라스틱 가구 재활용 방안 등을 모색했지만 지역 내에 관련 업체가 전무해 수거된 꽁초를 일괄 폐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해당 사업의 주요 취지 중 하나인 폐지 어르신들에 대한 생활 지원도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

광산구는 이 사업의 조기 정착을 위해 가로환경관리원 등 기존 청소업무 종사자를 제외한 20세 이상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 기간 수거제에 참여한 주민은 총 318명인데 20대가 23명, 30대 13명, 40대 45명, 50대 75명, 60대 79명 등으로 전체 참여자의 53.2%를 차지했다.

70대 이상 어르신도 149명이었지만 이중 폐지 줍는 어르신으로 등록된 주민은 극소수로,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산구는 9월 추경에서 1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올해말까지는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내년에는 수거보상제 시행 자체를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각종 이유로 수거된 담배꽁초들이 재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방법이 없고 재활용 방안도 없는 실정이다"며 "젊은 층과 일반인들의 참여도가 워낙 높아 폐지 어르신들을 돕겠다는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있어 내년 사업 추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추경 확보를 통해 올해 사업을 끝마칠 계획"이라며 "담배꽁초는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는데만 10년 이상이 소요돼 토양과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재활용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