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함께 했던 옛 광주·전남 정치인들은 어디로?

박주선·김동철·송기석·김경진·윤영일, 尹 품으로
천정배, 민주당 노크…권은희, 국민의당 잔류

2016년 1월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가칭) 광주시당 창당대회. 2016.1.21/뉴스1 ⓒ News1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출신 지역 정치인들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자도생하는 모양새다.

상당수 인사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하는가 하면, 일부는 민주당 복당을 노크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등장한 국민의당으로 인한 광주전남지역 정치인들의 잦은 이동도 눈길을 끈다.

지난 2015년 국민의당은 당시 '새정치'로 대변되는 안철수와 수도권에서 광주로 지역구를 옮겨 '뉴DJ'를 주창한 천정배가 합심해 창당했다.

박지원, 박주선, 주승용, 김동철 등 호남 대표 정치인들이 합류하며 민주당의 '호남홀대'를 앞세워 이듬해 20대 총선에서 전남 2곳을 제외하고 광주전남에서 완승했다.

하지만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안철수 후보가 분패하며 국민의당은 쪼개졌다.

안철수 전 대표가 영남주축 정당인 바른정당과 통합을 선언하자, 이에 반발한 광주전남 정치인들은 민주평화당을 창당했다. 이어 가칭 대안신당을 거쳐 민생당 간판으로 21대 총선에 나섰으나 모두 패하고 흩어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날 위원회에 새롭게 합류한 윤영일 전 의원에게 붉은색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선거 패배로 강제 휴지기를 맞은 이들은 대선판이 열리자 다시금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 아성에 맞서 국민의힘을 향한 정치인들이 가장 눈에 띈다.

윤영일 전 의원(해남·완도·진도)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영입 환영식에 참석해 "지역 갈등, 이념 갈등, 편 가르기 전쟁을 극복하고 국민들이 희망을 탈 수 있는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일조하겠다"고 다짐하며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윤 전 의원의 합류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당 출신 광주전남 전직 의원은 5명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 10월29일 4선 출신인 박주선·김동철 전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를 지지했다.

박주선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고, 김동철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북갑에 출마해 광주·전남 지역 최다 득표율(70.8%)로 당선된 김경진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1년간 판사로 재직하다 안철수 대표의 인재영입 1호로 국민의당에 입당해 광주서갑에서 당선된 송기석 전 의원도 국민의힘 광주선대위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 4월12일 국민의당 광주지역 후보들이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2016.4.12/뉴스1

이들과 달리 천정배 전 의원은 민주당 복당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전남 신안을 찾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천정배 전 의원을 비롯한 정대철·정동영 전 의원의 복당 추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민주개혁진영의 일원이라면 과거의 일을 따지지 말고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에 계셨던 분, 안 계셨더라도 함께할 분들에게 계속 연락을 드리고 힘을 합치자고 권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복당이 가시화됐다.

이용주 전 의원(여수갑)도 재기를 위해 민주당 복당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인화 전 의원(광양·곡성·구례)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광양시장에 출마할 예정이다.

역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갈아탔던 박지원 현 국가정보원장은 현행법상 공직자는 당적보유금지 규정으로 당적이 없으나 문재인 정부에 합류해 친여성향으로 분류된다.

나주·화순의 손금주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둔 2019년 민주당에 입당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신정훈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밖에 지난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전 의원(여수을)과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박준영 전 의원(영암·무안·신안)은 사실상 정계를 떠난 상황이다.

또 고흥·보성·장흥·강진의 황주홍 전 의원은 지난달 1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 중이다.

장병완(광주동남갑)·최경환(광주북을) 전 의원은 현재 특정 정당으로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권은희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0.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반면 권은희 의원은 지역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안철수 후보와 끝까지 함께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4년 광주 광산을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권 의원은 2년 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으며, 21대에서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3선에 올랐다. 현재는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9일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호남 대표 정치인들이 대거 합류하며 광주전남 18석 중 16석을 차지해 파란을 일으켰으나 지속되지 못하고 갈라진 건 아쉽다"고 술회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내년 대선에 또다시 출마했지만 과거 그와 함께 금배지를 달고 함께 뛰었던 동지들은 다 사라진 모습"이라면서 "이유를 막론하고 선거철마다 다른 진영과 정당에 속해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지역민들의 시선은 결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04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