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들강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복받치는 설움에 눈물만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와 딸이 11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 참석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7.1.1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와 딸이 11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 참석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7.1.1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광주=뉴스1) 신채린 기자 = "당시 17세에 불과한 여자 청소년은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사망했다. 유족들은 사고 후 16년간 피해자를 잃은 고통과 슬픔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야 했다.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11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광주지법 302호 재판정. 재판부의 선고가 떨어지자 피해자 박모양(당시 17세)의 어머니 최모씨(60)는 그동안의 설움이 복받치는 듯 얼굴을 가리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재판이 시작되기 5분 전 딸 박모씨(32)의 팔짱을 끼고 302호 재판정에 들어선 최씨는 긴장한 표정으로 방청석 오른쪽 자리에 앉아 법정을 둘러봤다.

선고를 듣기 위해 방청석에 앉아있는 많은 취재진들을 본 최씨는 기자에게 "사람들이 많이 왔네요"라며 짤막하게 인사를 건넸다.

고개를 숙여 아래쪽을 보고 있던 최씨는 피고인 김모씨(39)가 재판정에 들어서자 고개를 들어 정면을 쳐다봤다.

이윽고 선고가 시작되자 최씨는 무릎에 올린 양손을 계속 움직이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피해자 사체의 얼굴에서 울혈 현상이 관찰된 점, 압박흔 등이 발견된 점은 누군가에 의해 옷이 강제로 벗겨져 살해 자체가 아닌 강간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재판부의 사인 설명에 최씨는 사건 당시가 기억나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영훈)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상 강간 등 살인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딸과 함께 법정을 나선 최씨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 대신 설움이 가득한 눈물만 토해냈다.

광주지방법원 전경. ⓒ News1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또 3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과 신상공개,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청구했다.

김씨는 2001년 2월4일 새벽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피해자 박모양(당시 17세)을 승용차에 태워 나주로 데리고 간 뒤 박양을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광주의 한 교도소에 강도살인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상태다.

나주 드들강 여고생 강간살인 사건은 사고 발생 당시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미제사건으로 분류됐었다.

이후 2012년 8월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된 박양의 신체 중요부위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수사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DNA가 일치한 사람은 김씨였다.

그러나 검찰이 김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다시 미제사건으로 분류됐었다. 이후 2015년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들어갔고, 검찰은 집중조사를 벌여 유력 용의자였던 김씨를 기소했다.

shinc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