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판 살인의 추억 '드들강 사건'…14년만에 진실 밝힐까
경찰, DNA 일치 유력 용의자 검찰로 재송치
- 윤용민 기자
(나주=뉴스1) 윤용민 기자 = 14년전 발생한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인 30대 남성을 재입건해 검찰에 송치키로 결정했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27일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과 관련해 용의자에 대한 재수사를 진행한 결과, 재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잠정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01년 2월 4일 새벽.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 유역에서 여고생이던 박모(당시 17세)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양은 발견 당시 성폭행 당한 채 벌거벗겨져 강에 빠져 숨져 있었다. 목이 졸린 흔적은 있었지만 사인은 익사였다.
경찰은 곧바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박양이 사건발생 전날 밤 11시30분께 두명의 남자와 있는 것을 본 A(당시 17세)군이 유일한 목격자였다.
이른바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명명된 이 사건은 당시 광주에 살던 박양이 어떤 경로로 나주에 가게 됐는지에서부터 모든 것이 미스터리였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경찰은 "한달이상 수사를 진행했지만 도무지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며 "게다가 당시는 기술부족으로 익사한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기억했다. 박양이 연고가 없는 나주에서 발견된 점도 수사가 미궁에 빠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제사건으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던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은 그러나 사건 발생 10년이 지난 2012년 9월 전환점을 맞게된다.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돼있던 박양의 중요부위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용의자는 현재 목포교도소에서 강도살인 등의 죄명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김모(38)씨로 확인됐다. 게다가 김씨는 사건 당시 박양의 집 인근에서 거주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들은 진범이 잡혔고 미제사건이 해결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범행을 부인하는 용의자 김씨의 진술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김씨는 박양과 성관계를 한 적은 있지만 살인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행 당일 새벽 마지막으로 박양을 본 A군의 진술 역시 불기소 처분의 또 다른 이유였다. 하지만 13년 전에 그것도 딱 한번 어두운 밤에 만났던 목격자의 진술이 불기소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이 남는다.
자칫 묻힐뻔한 이 사건은 검찰이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여고생의 몸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를 불기소 처분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뉴스1의 단독 보도<2월18일자>가 나오면서 또 다른 전환점을 맞게된다.
올해 나주경찰서로 부임한 김상수 수사과장이 또 다시 미제 사건이 된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전면 재수사키로 결정한 것이다.
재수사 결과, 이전에는 간과됐던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박양은 살해 당시 생리 중이었다. 생리 기간 중 성관계를 하는 여성도 소수겠지만, 설사 성관계가 있었더라도 정액이 검출될 수 있는 시간은 수 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박양의 몸에서는 김씨의 DNA이외에 다른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생리 중이었던 여고생, 구타 당한 흔적, 사체에 남아있는 DNA. 빠져나가기 힘든 정황증거다.
김씨는 2004년 강도살인 등의 죄명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 그 당시 살해당한 피해자 2명도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발견됐다. 드들강 살인사건 때와 너무나 유사하다.
이에 대해 수사를 맡은 김상수 과장은 "김씨는 이전에 개를 훔친 혐의로 구속됐는데 갑자기 살인범이 됐다. 일반적이지 않은 범죄형태"라며 "드들강 살인사건 때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서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지를 가지고 최대한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비한 부분에 대해 보강 수사를 진행한 뒤 김씨를 재입건해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과연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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