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 "스테빌라이저에 무언가 걸린 듯"

[세월호참사] 청해진해운 임직원 재판에 증인출석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세월호 사고 당시 조타기를 잡았던 조모(55)씨가 수사기관에서 "스테빌라이저에 무언가 걸린 것 같았다"고 진술한 사실이 청해진해운 임직원 등에 대한 재판 과정에 확인됐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청해진해운 김한식(71) 대표 등 임직원들과 하역업체 우련통운, 해운조합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제8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첫 증인으로는 이준석(68) 선장 및 동료 선원들과 함께 구속기소돼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타수 박모(59)씨가 출석해 세월호의 평소 상태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 변호인은 박씨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 또다른 조타수 조씨가 수사기관에서 "배의 양 옆에 날개(스테빌라이저)가 있는데 거기에 무언가가 걸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진술한 사실을 공개했다.

조씨는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직접 조타기를 잡았던 선원으로 '타를 원위치 했는데도 선수가 계속 (우현 쪽으로) 돌아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수사기관의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을 했다.

스테빌라이저는 세월호의 양측면에 설치돼 있는 선박의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날개 모양의 장치다. 조씨의 주장은 사고 직후 이 장치에 문제가 생겨 선박이 계속 돌다가 결국 침몰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는 스테빌라이저의 고장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며 동료 조타수 박씨에게 "날개(스테빌라이저)가 무언가에 걸렸다면 선박이 (완전히)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돌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박씨는 "날개가 그렇게 세지 않아서 그물에 걸려도 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박씨는 논란이 된 세월호 조타기의 이상 여부와 관련해서는 "알람 고장이 3~4번 정도 있었지만 조타기 자체의 고장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또다른 조타수인 조씨는 수사기관에서 조타기 고장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kim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