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고문 동영상' 파문…진상조사 착수

학기초부터 온 몸에 멍자국…학교 '뒷전'에 부모 '분통'

(순천=뉴스1) 서순규 기자 = 24일 전남 순천교육지원청과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순천 조례동 S초등학교 3학년1반 교실에서 집단 폭행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뒤늦게 접수돼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진상조사에 나선 순천교육지원청은 25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해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사건은 A양의 담임교사가 지난 15일 A양을 괴롭혔던 학생의 휴대전화에서 A양이 폭행당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발견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A양의 담임교사는 다른 아이들을 통해 반 아이들 12명이 A양을 괴롭혀온 것을 확인했고, 지난 18일 가해학생 부모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며 폭행 사실을 알렸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된 A양의 부모는 지난 23일 한 포털사이트에 '전남 순천 초등학생 폭행 사건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게 됐다.

A양의 부모는 "학기 초부터 딸이 이상했다. 여름에는 느낌이 안 좋아 담임에게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냈지만 아이는 곧잘 옆구리와 정강이, 팔뚝 등에 멍이 들어 왔다"고 전했다.

A양의 부모는 "(동영상 장면)주먹질이 아닌 고문 동영상이었다. 찍지 말라는 절규에도 가해 학생들은 딸의 머리채를 잡고 얼굴에 폰을 들이대고 물을 뿌렸으며 등에 주먹질을 하고 무릎을 꿇리고 온갖 욕설에 괴성에 고함을 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또한 "교실 모퉁이에서 끌려 나가지 않으려고 사물함을 잡고 있는 딸을 팔이 빠져라 당겨 괴롭혔고 그림을 그리던 아이의 손가락을 선생님 회초리로 찍었다. 찍지 말라는 아이의 외침이 살려달라는 절규로 머릿속에 맴돈다"고 비통함을 표현했다.

당초 A양의 담임교사는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숨기려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의혹을 부르고 있다.

담임교사는 사태를 혼자 수습하려하면서 동영상을 요청한 A양의 부모에게 보여주지 않은 채 자신은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등 책임 회피에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부모들은 동영상이 발견된지 5일째인 21일에야 학교를 찾아가 학생부장과 교장, 교감을 통해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이 사건을 학교폭력센터에 신고한 것도 A양의 부모들이다.

이날 순천교육지원청을 찾은 A양 부모는 "교육청을 믿고 1주일간 시간을 주겠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납득할 만한 피해 대책을 내놓았는지 보고 향후 대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순천교육지원청 신경수 교육장은 "25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처리 방안을 내놓겠다"며 "가해학생들이 만 13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이 안되지만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전학이나 제재조치를 할것"이라고 말했다.

A양 담임 교사에 대해서도 진상조사를 통해 문제가 드러나면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s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