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장애아 학대 사망' 계기 아동관리 통합 전문기관 설립 제기

민간단체 천안서 토론회…"제도의 부족보다는 분산된 제도의 연결 실패가 원인"

29일 천안시청소년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천안시 위기아동 보호지원 체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김형모 경기대 교수가 주제발제를 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보호자에게 보내져 학대를 당하다 숨진 천안 장애아동 학대 사망 사건을 계기로 위기 아동을 통합 관리할 전문기관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민간 단체인 (사)미래를 여는 아이들은 29일 천안시청소년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천안시 위기아동 보호지원 체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천안 장애아동 학대 사망사건을 계기로 공백이 발견된 위기아동 보호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망 사건이 제도의 부족보다 분산된 제도의 연결 실패가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주제발제에 나선 서미정 미래를여는아이들 사무국장은 "아동보호체계는 신고·접수에서부터 현장 조사, 판단, 응급조치, 사후관리까지 경찰과 공무원, 아동보호 전문 기관 등 전담기관의 역할 분담이 매뉴얼화돼 있다"며 "각 기관의 연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보공유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보호체계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8월 자신이 생활하던 교회에서 외조모와 목사 등에게 학대를 당하다 숨진 A 군은 장애 정보나 아동 학대 위험 정보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아동보호전담기관 사이에서 원활하게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형모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아동학대 대응은 기관별 절차 준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교육청, 보건소, 경찰, 전문기관 등이 회색지대에 놓여 있는 보이지 않은 아동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보를 공동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족한 인력과 예산도 보호 체계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에서는 매년 850여건의 아동학대 의심사례가 접수된다. 천안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은 임기제를 포함해 11명으로 공무원 1명당 70~80건의 아동학대 의심 사례를 다룬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전담 공무원 배치 기준 1명당 50건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또 천안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1인당 사례관리 건수도 122.7건으로, 전국 평균 70.8건을 상회한다.

'천안시 위기아동 보호지원 체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뉴스1

주진관 전 용인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복지직 공무원은 주기적으로 부서를 이동하고, 임기제 공무원은 고용 불안 등으로 업무 연속성이 떨어져 전문성이 쌓이지 않는다"며 "보호자가 민원을 제기하면 순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특히 아동분리 권한을 행정기관에 의탁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전 관장은 "친권을 제한하는 결정을 공무원이 행정처분으로 하다 보니 민원과 고소에 시달린다. 또 분리하지 않다 사고가 나면 문책을 받는 구조여서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며 "아동분리 결정을 법원이 신속하게 결정하는 사법 중심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보호를 전담하는 전문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김형모 교수는 "아동학대의 70~80%가 가정에서 발생하고, 피해 회복 후 원가족에 복귀한 후에도 아동학대는 재발 우려가 높다. 복귀 이후 위험을 계속 감지하는 일은 지역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며 "시 단위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설치해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병인 충남도의원은 "기관별로 흩어진 의료·복지 데이터를 권한 등급에 따라 공유하는 통합관리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 증설과 인력 확충 등의 제안을 외회 및 행정부와 함께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