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골절 24개월 아기에 소주 먹인 친모 "혈액순환 도움, 죽을 줄 몰랐다"
미숙아로 태어난 피해아 수개월 폭행…불닭소스 먹여 학대
아동학대살해 혐의 끝내 부인…父 무기징역·母 15년형 구형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미숙아로 태어난 두 살배기 아기를 수개월간 폭행·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부부가 아기를 살해하거나 학대한 사실 일부를 끝내 부인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친부 A 씨와 친모 B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절차를 마무리하기 전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A 씨는 숨질 당시 생후 24개월이었던 C 양의 뺨을 때리고 걷어차는 등 수개월간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A 씨는 C 양의 팔다리를 잡고 들어 올려 허리높이에서 떨어뜨리거나, 기저귀만 입힌 채 방 창문을 열어 학대한 사실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미숙아로 태어난 피해 아동이 여러 질병을 앓아 입퇴원을 반복했고, 영양도 결핍된 상태에서 학대와 폭행으로 사망할 수 있었다는 점을 피고인들이 인지했던 것으로 보고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A 씨는 "사망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좀 마르기는 했지만, 그그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아기를 세게 때린 이유에 대해서는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답했다.
B 씨는 아기가 숨지기 전 불닭소스를 먹이고, 두개골이 골절됐을 때 10㎜ 약병에 소주를 넣어 먹인 사실에 대해 "평소 밥을 잘 먹지 않아 입맛을 돌게 하려고 소스를 먹인 것"이라며 "소주는 시골 어른들이 가끔 먹이는 일이 있어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먹였다"고 진술했다. 소주 등을 먹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남편이 아기를 학대하고 폭행한 사실은 알지 못했고, 온몸에 든 멍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도 이어갔다. 아이의 몸 상태를 보고도 적극적으로 병원 치료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집에서 치료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병원에 갔을 때는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숨진 C 양을 비롯해 네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같은 행위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 씨는 "낳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원했다. 아이를 보면 제가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숨진 아기의 머리뼈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친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씻기다가 넘어졌는데 피부가 달아오르기만 해서 심각한 줄 몰랐고, 이후 숨을 안 쉬는 것 같아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119에 신고했다"고 똑같이 말했다.
검찰은 범행 기간과 정도, 피고인들이 말을 맞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 등에 비춰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만 B 씨에 대해서는 남겨진 자녀들의 양육과 비교적 범행 정도가 가벼운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최후변론에서 "용서를 구하고 싶다. 후회하고 있다"는 등 짧은 말을 남겼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22일 A 씨 부부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은 C 양이 2024년 12월 16일 숨지기까지 약 3개월간 폭행하고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범행은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숨진 C 양의 몸에서 학대 흔적을 발견한 의료진이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사망한 C 양의 머리와 몸에는 수없이 많은 멍과 상처가 남아있었고, 갈비뼈 등에는 반복적인 골절 흔적도 발견됐다. 만성적인 영양 결핍으로 사망 당시 몸무게는 6.9㎏에 불과했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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