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대장균·효모 함께 쓰는 유전자 조절 장치 개발

하이브리드 프로모터 연구 이미지(KAIST 제공) /뉴스1
하이브리드 프로모터 연구 이미지(KAIST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공학생물학대학원 이주영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미생물인 대장균과 효모에서 모두 작동하는 유전자 조절 장치 '하이브리드 프로모터'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미생물이 원하는 물질을 만들려면 생산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작동해야 한다. 프로모터는 유전자 앞에 놓여 그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작동할지 조절하는 DNA 부분이다.

문제는 대장균과 효모가 유전자를 읽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대장균에서 잘 작동하는 프로모터가 효모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같은 물질을 다른 미생물로 만들어 보려면 그 미생물에 맞는 프로모터를 고르고 유전자의 작동 세기를 다시 맞춰야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프로모터'는 대장균과 효모가 각각 알아볼 수 있는 DNA 요소를 한데 합친 것이다. 두 미생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전자를 읽더라도 각자 필요한 신호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든 공용 조절 장치다.

연구팀은 DNA 요소의 조합을 바꿔 유전자를 약하게 작동시키는 장치부터 강하게 작동시키는 장치까지 여러 종류를 만들었다.

실험 결과, 개발한 프로모터는 대장균과 효모 모두에서 작동했다. 대장균에서 강하게 작동한 조합은 효모에서도 대체로 강하게 작용했다.

두 미생물이 똑같은 양의 물질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미생물이 바뀌어도 어떤 조합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약한지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새 장치가 유전자 하나를 작동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물질 생산에도 쓸 수 있는지 확인했다.

유전자 세 개가 차례로 작동해야 만들어지는 녹색 색소 시험에서 대장균과 효모의 생산량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다른 세균과 효모에서도 프로모터가 작동했다.

이 연구가 발전하면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데 어떤 미생물이 적합한지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생산량을 높이려면 각 미생물에 맞춘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후 프로모터의 발현 범위와 적용 숙주를 확대하고 자동화된 균주 제작·평가 시스템과 연계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KAIST 문수영 박사, 이주영 교수, 손소희 박사(KAIST 제공) /뉴스1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이 달라져도 프로모터의 상대적인 세기를 예측할 수 있는 공통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미생물 세포공장을 보다 빠르게 설계하고 비교해 바이오제조 개발 속도를 높이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손소희·문수영·안난영 연구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