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2회' 연쇄성범죄자, 출소 후 주민들과 아파트에 섞여 산다
20여년 전 포항 등지서 범행…6월부터 충남 홍성에 거주 중
주민 불안 해소할 감시망 부족…"낙인·고립보단 재범 억제해야"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반복적인 성범죄로 장기간 수감 생활을 한 전과자가 출소 후 별다른 제재 없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고위험 성범죄자여도 주거를 제한하거나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인데, 사실상 주민을 보호하고 감시할 수단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가 전부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특수강도강간, 특수강간 등 혐의로만 도합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A 씨(57)는 지난 6월 출소 뒤 충남 홍성의 한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A 씨는 지난 2001년부터 약 5년간 경남 포항 등지에서 21차례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1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특수강간 여죄가 드러나 2013년 5년형을 추가받은 바 있다.
이 기간 성범죄 외 절도 행각을 벌이다 적발돼 처벌받기도 했는데, 이 범행들은 A 씨가 강도상해죄로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뒤 벌인 일이다.
당시 검찰은 A 씨가 처음부터 금품 갈취와 성폭행에 목적을 두고 범행했다고 봤다. A 씨는 당시 숙박업소와 주거지에 침입하는 수법으로 범행하면서 늦은 밤 혼자 있는 여성을 노리기도 했다. 피해자 중에는 갓 성인이 된 10대도 있었다.
지난 2013년 DNA 감식으로 여죄가 드러나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A 씨에게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명령했다. 법원이 평가한 A 씨의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K-SORAS) 점수는 17점이었다.
이는 재범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당시 K-SORAS 점수도 17점으로 알려져 있다.
A 씨가 출소한 뒤 마찰이나 문제 행동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A 씨가 조 씨와 같은 일부 극소수 대상자들과 같은 수준의 감시를 받는 것은 아닌 만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를 관리하는 경찰 인력의 과부하 등 사회적 감시망의 한계가 명확한 실정이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는 2019년 9만1136명에서 지난해 11만9768명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반면 전담인력은 251명에 불과하다. 1명이 평균 477명을 담당하는 셈인데, 많은 지역은 600명 이상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때마다 '한국형 제시카법' 논의가 수면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현실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국민적 공감대가 비교적 높았음에도 헌법상 기본권과의 충돌과 시설 인프라의 한계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실질적인 '격리 수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우려가 있는 강한 제재보다 장기적인 순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크다고 지적한다.
전성규 한국심리과학센터 이사는 "개개인을 악마화 시켜 사회로부터 고립하면 당장 억제 효과가 있더라도 재범에 이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제도권 감시망을 벗어난 인물에 대한 보완대책과 함께 사회적응에 필수적인 왜곡된 성 의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철저히 운영하는 등의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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