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전극 속 '리튬이온 병목' 해결…대용량 배터리 길 연다

화학연-서울대-연세대-써모피셔 공동연구

흑연 질화 탄소(g-C₃N₄) 첨가제 및 완성된 전극(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용량 배터리 구현을 위해 전극이 두꺼워질 때 발생하는 리튬이온 이동 속도 및 출력 저하 문제를 대폭 개선한 배터리 전극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문산·석정돈 박사팀이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 연구진과 공동으로 흑연질화탄소(g-C₃N₄)를 양극 첨가제로 처음 적용한 건식 후막 양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배터리 전극을 두껍게 만들면 같은 면적에서 집전체·분리막 부품은 덜 사용하고 활물질(전기 저장 물질) 양은 늘릴 수 있어 고 에너지밀도, 즉 장거리 주행용 고용량 배터리 제작에 유리하다.

하지만 두꺼워질수록 전극 윗부분만 사용되고 전극 안쪽의 리튬이온 이동이 느려지는 병목이 발생해 저장된 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다공성 흑연질화탄소 첨가제를 전극 속 '리튬이온 길잡이'로 활용했다. g-C₃N₄ 첨가제 표면의 질소는 지나가는 리튬이온을 잠시 붙잡았다가 놓아주는 '리튬-질소(Li-N) 결합'을 만든다. 두꺼운 건물 안에 중간 환승거점을 배치하는 것처럼, 리튬이온이 전해액이라는 '외투'를 벗고 양극재로 들어가는 과정을 돕는다.

기술 적용 결과, 리튬이온 이동에 필요한 활성화에너지가 49.8에서 22.1kJ/mol로 56% 감소했다. 동시에 다공성 구조가 전해액 젖음성을 높여 전극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더 고르게 분포하도록 했다.

첨가제를 0.5% 넣은 약 68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건식 전극은 3C 고속 방전에서 용량이 156.2mAh/g으로 165.9% 증가했고, 출력밀도는 최대 2.85배 높아졌다. 파우치형 완전전지에서는 600회 충·방전 후 용량 유지율이 기존 72.9%에서 81.3%로 개선됐다.

다만 첨가제를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성능이 좋아지지는 않았다. g-C₃N₄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아 과량 첨가하면 전기저항이 증가하고, 압착한 전극이 시간이 지나며 다시 부푸는 '스프링백'으로 내부 이온 통로도 복잡해졌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첨가량뿐 아니라 전극 내 배치 위치와 기공구조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건식 전극은 용매 건조·회수 공정을 없앨 수 있어 제조비·에너지와 생산공간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논문에서는 실제 양산 수율이나 제조원가 절감률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다.

화학연 연구진. 왼쪽부터 석정돈 책임연구원,박진규 박사후연구원, 이가람 학생연구원, 문산 책임연구원(화학연 제공) /뉴스1

문산 화학연 이차전지연구센터장은 "0.5% 수준의 적은 첨가제로 전해액 젖음성과 이온 이동을 동시에 개선하고, 첨가제의 양뿐 아니라 배치 위치와 전극 구조까지 최적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익스플로레이션(Exploration)'에 8월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