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학장단 "통합안 부결, 대학본부에 보내는 준엄한 경고"

통합신청서 내용 전면 재검토·교육부 협의 통한 시간 확보 요구
"목소리 제대로 담아내면 부결은 통합으로 가는 밑거름 될 것"

김정겸 충남대학교 총장(왼쪽)과 임경호 국립공주대학교 총장이 통합 추진과 관련해 중간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News1 최형욱 기자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충남대학교 15개 단과대학 학장단은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신청서 제출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대학본부에 보내는 구성원들의 준엄한 경고"라며 통합안의 전면 재검토와 실질적인 의견 수렴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충남대 학장단은 14일 성명을 통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된 통합신청서 제출에 관한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충남대 구성원들이 반대 53.42%로 통합신청서 제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장단은 "이번 통합 추진 과정에서 대학본부는 그 무게에 걸맞은 소통의 노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우리의 삶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구성원들은 묻고 또 물었지만, 명확하고 일관된 답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답을 얻지 못한 질문은 불안이 되었고, 해소되지 않은 불안은 오해를 낳았으며, 그 오해는 결국 대학본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며 대학본부에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부족했던 점을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학장단은 자신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구성원의 목소리를 대학본부에 온전히 전하고 대학본부의 설명을 구성원에게 충실히 전하는 가교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통합 추진을 엄중히 질책하는 것은 통합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학장단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는 지금, 지역 대학은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며 "거점국립대학인 충남대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규모와 방식만으로는 교육과 연구의 경쟁력을 지켜내기 어렵고, 지역의 인재를 길러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거점대학 본연의 역할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장단은 통합에 대해 "흩어진 역량을 모아 교육과 연구의 규모와 질을 함께 높이고, 대전·세종·충남을 아우르는 지역 혁신의 중심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방식은 얼마든지 다시 논의할 수 있지만, 통합의 필요성마저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며 "대학본부는 다시 통합에 나서되, 이번에는 구성원과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학장단은 대학본부에 △지난 통합신청서의 내용 가운데 구성원들이 문제로 지적한 사항 전면 재검토 및 구체적인 답과 수정안 마련 △모든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의견 수렴 체계 마련 △교육부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한 충분한 시간 확보와 속도보다 신뢰를 우선하는 통합 원칙 수립 등을 요구했다.

학장단은 "이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며 "각 단과대학에서 구성원들을 직접 만나 그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가 통합안에 온전히 담길 수 있도록 대학본부와 구성원 사이의 든든한 가교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통합안 부결을 실패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며 "구성원들이 던진 반대의 한 표 한 표는 대학을 향한 무관심이 아니라, 대학을 향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의 표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담아낼 때, 이번 무산은 더 단단하고 더 준비된 통합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양 대학 학생과 교직원, 교수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합 찬반 의사 투표에서 충남대는 반대, 국립공주대는 찬성으로 결론이 났다.

두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지난해 9월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30' 3차 본지정에 신청해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충남대 구성원들이 통합에 반대하면서 양 대학이 마련한 통합신청서 안을 교육부에 제출하기 어려워졌다.

양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참여 중인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1차 연도 사업 기간은 10월 21일까지다. 규정상 사업 기한 내 통합계획서를 제출하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차 연도 내 통합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2차 연도 교육부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 사업이 중단되고 양 대학의 통합도 무산될 수 있다.

글로컬 대학은 교육부가 비수도권 대학을 선정해 5년간 최대 1000억원(통합형 1500억원)을 지원하는 대학 혁신 프로젝트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