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질문에 화학으로 답한다' 화학연 창립 50주년 기념식

한국화학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석민 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화학연 제공) /뉴스1
한국화학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석민 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화학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한민국 화학 분야를 대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화학연구원(KRICT)이 창립 50돌을 맞이했다. 화학연은 1일 대전 본원에서 내빈과 전·현직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화학연은 지난 50년의 성과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한편, 각종 유공자 포상을 통해 각자 자리에서 헌신해 온 임직원의 공로를 기렸다.

화학연은 산업계가 힘을 모아 세운 '민간주도형' 연구소로 출발했다. 중화학공업화 선언 이후 빠르게 느는 기술 수요에 비해 필요한 기술과 소재는 외국에 의존하던 1976년, 136개 기업을 대표하는 17개 기업이 화학기술의 자립을 목표로 한국화학연구소를 정식 발족했다.

서울 종로구의 작은 임시 사무소에서 첫걸음을 뗀 연구소는 이듬해 대전 대덕의 허허벌판에 터를 잡았다. 1978년 제1호관(현 성좌경관)을 시작으로 단 4개 동의 건물에서 부족한 인력과 장비 속에서도 산업 발전에 필요한 화학기술을 우리 손으로 만든다는 꿈 하나로 연구를 시작했다.

화학연의 발자취는 시대의 위기마다 '화학으로 방법을 찾아온 역사'다. 1980년대 정밀화학에 과감히 도전해 1984년 산소계 표백제를 개발, 1994년 폴리부텐 제조공정과 2005년 고기능성 폴리이미드 소재 등 핵심 소재·공정 기술을 잇달아 국산화했다.

의약·농약 분야에서는 1996년 국산 1호 신농약 '선봉', 2004년 세계 최초의 이미페넴 항생제 복제약 '프리페넴', 2021년 에이즈 치료제 '아이노베린' 등 신물질 창출로 이어졌다.

국가·사회적 위기에 대응하는 역할도 일임해 왔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국면에서는 불소계 소재(PVDF) 제조공정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소재 공급망 안정에 기여했고,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던 시기 신속 진단키트 개발로 감염병 대응에 앞장섰다.

탄소중립 시대에는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이 2025년 말 베트남 연 7만톤 규모 공장 준공으로, 이산화탄소·메탄 건식 개질 기술이 세계 최초 연 8000톤 규모 생산설비 구축으로 이어졌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세계 최초 효율을 거듭 갱신하고 있다.

한국화합물은행 등 국가 연구 인프라를 운영하며 국내 화학연구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고,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 중 이차전지·CCU 2개 분야 총괄기관을 맡아 국가 연구역량 결집을 이끌고 있다. '올해의 KRICT인 상'을 받은 말기 희귀 혈액암 치료제가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하는 등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화학연은 이날 미래 50년의 방향을 담은 '2040 비전'을 선포하고 '세상이 답을 찾지 못할 때, 우리는 화학으로 답한다'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4대 핵심가치는 △미래대응 △지능화 △연결·융합 △공공 헌신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미래화학공정 전환 △국가 대표 소재허브 도약 △국가 정밀의료·보건안보 선도 △정밀·바이오화학 기반 산업전환 촉진 △화학 인공지능 전환(AX)과 공공인프라 혁신 등 크게 5개 발전방향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석민 원장은 "화학연의 역사는 묵묵히 일한 구성원 모두의 긴 호흡의 산물이며, 50주년은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헌신한 모든 구성원의 기념일"이라며 "세상이 답을 찾지 못할 때 화학으로 답을 찾아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대전환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