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가중처벌 피한 초등 교사, 5년만에 1심 선고

수업 중 여학생 신체 접촉…'청소년보호법 혐의' 헌재서 위헌 판단
검찰, 징역 2년 6월 구형…A 씨 "성적 목적 없어" 선처 호소

대전지법 천안지원./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강제추행죄를 저지른 신고의무자의 가중 처벌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은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1심 선고가 5년만에 내려진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진)는 1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이하 성폭력처벌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48)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4월,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로 근무하던 A 씨는 방과 후 수업 중 여아 2명에게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학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대면 수업이 원활하지 않자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 등을 대상으로 방과 후 별도의 수업을 진행했다.

검찰은 A 씨에게 성폭력처벌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A 씨는 가중처벌을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적용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면 위헌법률제청을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청소년보호법 제18조는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기관·시설 종사자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어서, 해당 법이 모두 적용되면 A 씨의 최저 법정형은 7년 6개월이 된다.

헌재는 청소년보호법 제18조에 대해 헌법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강제추행죄는 행위 태양이 다양하고 불법성의 경중 역시 폭이 넓어, 신고의무자에 의해 강제추행죄가 범해진 경우에도 각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가중 처벌 조항이)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그 책임에 알맞은 형을 선고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지난 6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씨의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를 제외하고, 징역 2년 6월을 구형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학업의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고쳐 공부하는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행위의 잘못이 있었지만, 성적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선처를 바랐다.

한편, A 씨는 이 사건으로 교사 신분은 유지 중이지만 직위가 해제돼 5년째 교단에 서지 못하고 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