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국제표준화 주도

자율주행 및 차량 멀티미디어 표준화 작업반 회의를 주재하는 차홍기 ETRI 지능정보표준연구실장(ETRI 제공) /뉴스1
자율주행 및 차량 멀티미디어 표준화 작업반 회의를 주재하는 차홍기 ETRI 지능정보표준연구실장(ETRI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로 계속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국내 연구진이 국제표준 제정을 이끌고 관련 표준화 논의를 주도하는 국제 의장직까지 맡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스터디그룹 21(SG21) 회의에서 차홍기 지능정보표준연구실장이 자율주행 및 차량 멀티미디어 표준화 작업반의 신규 국제 의장(라포처)으로 선임됐다고 6일 밝혔다.

이와 함께 ETRI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SDV 국제표준(권고안) 1건과 기술보고서 1건도 이번 회의에서 공식 제정됐다.

SDV는 자동차의 주요 기능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차세대 자동차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을 구매한 이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성능을 지속해서 개선할 수 있다.

시장 성장도 가파르다. 글로벌 SDV 시장은 2024년 약 2135억 달러에서 2030년 약 1조 237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SDV 주도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으나, 그동안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국제적으로 통일된 SDV 표준은 없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권고안은 ITU-T가 제정한 첫 SDV 국제표준이다. SDV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능과 서비스 관리 기능, 차량 안팎을 연결하기 위한 기능 및 기술 요구사항을 정의했다.

함께 제정된 기술보고서는 SDV의 개념과 핵심 기술, 국내외 산업 동향, 국제표준화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권고안이 SDV 구현을 위한 공통 설계도라면, 기술보고서는 SDV 산업 전반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이번 표준 개발은 ETRI 김성한 책임연구원이 권고안 에디터를, 홍정하 책임연구원이 기술보고서 에디터를 각각 맡아 주도했다.

차홍기 실장이 의장을 맡은 작업반은 자율주행, 차량 인공지능(AI), 차량 멀티미디어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의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긴급·조기경보 서비스, 차량-전력망 연계(V2G), 민간 무인항공기(CUAV)까지 지능형 차량 서비스 전반을 포괄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주요국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ITU-T 표준은 유엔(UN)의 ICT 분야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정하는 공식 국제표준이다.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의 정책과 산업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이번 국제표준 제정으로 자동차부품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을 확보하게 됐다. 제조사 간 규격 차이에 따른 개발 부담을 줄이고 차량 간 서비스 호환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사례가 확대되면 국내 자동차·ICT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강찬 표준연구본부장은 "SDV는 물론 자율주행과 차량 인공지능 분야까지 국제표준화를 확대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정보통신방송표준개발지원사업 'SDV 서비스를 위한 가이드라인 및 인터페이스 표준 개발' 과제를 통해 이뤄졌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