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자연사박물관, 세계 첫 물개복치 화석 발견

개복치 진화사 새 단서…분자계통학 예측 첫 화석 증거 확보

충남대학교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물개복치속(Masturus) 화석을 확인하며 개복치과(Molidae)의 진화사를 규명할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충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충남대학교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물개복치속(Masturus) 화석을 확인하며 개복치과(Molidae)의 진화사를 규명할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척추고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버티브레이트 페일런톨로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지난 6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에는 충남대 자연사박물관 김정미 학예연구사가 제1저자, 지질환경과학과 이정현 교수가 제2저자, 지구환경·우주융합과학과 하연철 연구원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이 확인한 화석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보고된 적이 없는 물개복치속의 첫 화석이다. 그동안 분자계통학 연구에서는 물개복치가 일반 개복치와 약 720만~1895만 년 전 공통조상에서 분화한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를 입증할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분자계통학은 생물의 DNA나 유전자 정보를 비교해 진화 과정과 공통조상을 추정하는 연구 분야다.

연구진은 화석에서 융합된 위쪽 부리와 8개의 꼬리뼈, 클라부스(clavus) 중앙의 가운데 지느러미, 20개의 등지느러미 줄기와 17개의 뒷지느러미 줄기 등을 확인해 현생 물개복치와 가장 가까운 종인 'Masturus cf. lanceolatus'로 동정했다.

클라부스(clavus)는 개복치류의 꼬리 부분에 형성된 단단한 구조로 종을 구분하는 중요한 형태학적 특징이다. 동정(同定)은 생물의 형태와 특징을 분석해 종이나 분류학적 위치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개복치속(Mola)과 물개복치속(Masturus)을 구분하는 핵심 특징인 클라부스 가운데 돌기가 선명하게 보존돼 물개복치속 화석임을 명확히 입증했다.

표본(등록번호 CNUNHM Fo_432)은 길이 약 9㎝로 성체가 최대 3m까지 자라는 물개복치의 어린 개체로 분석됐다. 어린 시기에 나타나는 긴 가운데 지느러미도 확인돼 개복치류의 초기 성장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희귀 자료로 평가된다.

또 현재 어린 물개복치가 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것과 달리 이번 화석은 포항에서 발견됐다. 연구진은 약 1500만 년 전 중기 마이오세 기후 최적기 당시에는 현재보다 기온이 높고 동해로 따뜻한 해류가 유입돼 어린 물개복치가 한반도 인근 해역까지 분포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화석은 새 발굴 현장이 아닌 충남대 자연사박물관이 수십 년간 보관해 온 표본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가치가 확인됐다. 해당 표본은 윤혜수 충남대 지질환경과학과 명예교수가 과거 포항분지에서 채집해 기증한 것으로, 재분석을 통해 세계 최초의 학술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김승범 충남대 자연사박물관장은 "장기간 보존해 온 표본의 재분석을 통해 세계 최초의 학술적 가치를 밝혀낸 사례"라며 "앞으로도 소장 표본과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자연과학 연구와 교육의 중심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