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무너지는 관평천 제방…'땜질 복구' 반복에 주민 불안 커진다

집중호우 때마다 제방 유실…주민 "세금 낭비 말고 근본 대책 마련해야"

20일 대전 유성구 관평천 상류 지점 다리가 지난 집중호우에 무너졌지만 행정기관의 통제가 없어 행인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2026.7.20 ⓒ 뉴스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대전 유성구 관평천 상류 구간이 매년 장마철 집중호우 때마다 제방이 유실되고 있지만, 유성구가 근본적인 하천 정비 대신 응급 복구를 반복하면서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평동 주민들에 따르면 용산고등학교 인근부터 화암교 일대 관평천 상류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제방 일부가 유실되고 토사가 하천으로 쓸려 내려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장마가 끝난 뒤에는 중장비를 투입해 토사를 메우고 물길을 정리하는 수준의 복구가 이뤄지지만, 다음 장마철이면 같은 구간이 다시 무너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매년 같은 민원을 제기하지만, 근본적인 정비사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응급 복구만 반복하다 보니 세금만 낭비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평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유실된 제방을 볼 때마다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관평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비가 많이 오면 제방이 또 무너질지 걱정돼 산책하지 않는다"며 "장마가 끝나면 흙을 메우고 정리하는 작업만 반복될 뿐 근본적인 개선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0일 대전 유성구 관평천 상류 지점에 지난 집중호우로 무너진 제방 골재가 방치돼 있다. 2026.7.20 ⓒ 뉴스1 김기태 기자

화암교 일대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대규모 아파트 입주로 차량 통행량이 크게 늘었지만, 하천 준설 과정에서 나온 토사가 도로와 하천 주변에 적치돼 있어 집중호우 시 토사가 도로로 유출되거나 범람으로 차량 침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밖에도 인근 고압송전탑이 설치된 도로는 지대가 낮아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침수 위험이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 배수관은 하천보다 높게 설치돼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다는 민원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20일 대전 유성구 관평천 상류 지점 고압송전탑이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 위험에 놓여 있다. 2026.7.20 2026.7.20 ⓒ 뉴스1 김기태 기자

이에 대해 유성구는 상류 구간이 아직 하천 개수사업 대상에서 제외돼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성구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관평천 상류는 아직 개수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라며 "사업비가 확보되면 향후 정비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에는 장비를 투입해 물길을 확보하는 수준의 하상 정리만 실시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관평천 준설공사를 추진하기 위해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준설이 완료되면 상류에 쌓인 토사가 줄어 유실 피해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수시설 문제에 대해서는 "하반기 준설공사와 함께 배수구 높이와 배수 상태도 함께 점검해 정비가 가능한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20일 대전 유성구 관평천 상류 지점이 집중호우에 준설토가 유실돼 있다. 2026.7.20 ⓒ 뉴스1 김기태 기자

그러나 주민들은 준설만으로는 반복되는 제방 유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항구적인 하천 개수사업과 제방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지난 9일 집중호우로 인한 송강동 토사 유출 피해 현장을 찾아 "신속한 복구와 추가 피해 방지에 주력하고, 토사 유출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정 구청장은 송강동 현장을 비롯해 탄동천 산책로와 수천이들근린공원 맨발걷기길 조성 예정지 등을 점검하며 집중호우에 따른 하천 수위와 안전 상태를 확인했다.

유성구는 지난 8일 오후부터 호우주의보에 따른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으며, 9일 오전 기준 수목 전도, 도로 침수, 토사 유출, 포트홀 등 35건의 피해가 접수돼 복구 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민들은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복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의 행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대전 유성구 관평천 상류 지점이 제방이 지난 집중호우에 무너져 방치돼 있다. 2026.7.20 ⓒ 뉴스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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