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취약한 산불 피해지…"일반 산지보다 산사태·토사유출 더 위험"

안동·의성 이재민 임시주택 침수…도로·하천 훼손 420명 대피
산림청 "식생 소실로 나무 우산효과·뿌리 고정 기능 크게 약화"

1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산불 이재민 주거용 임시 주택 일대가 집중호우로 침수된 가운데 수해 복구 현장에 다시 폭우가 쏟아지자 크레인과 트럭을 동원해 주택을 인근 폐교로 옮기고 있다. 2026.7.19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전=뉴스1) 박찬수 기자 = 산불 피해지가 일반 산지보다 토양 침식과 산사태 위험이 높은 사실이 경북 안동과 의성 등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제헌절 연휴 사흘간 경북에 최대 232.5㎜의 폭우가 쏟아진 뒤 19일 오후 6시쯤 비는 모두 그쳤다. 그러나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20동이 침수되고 도로·하천과 농경지가 훼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한때 주민 420명이 긴급 대피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는 나무와 풀, 낙엽 등 지표면을 덮고 있던 식생이 사라져 빗물을 막아주는 나무의 '우산효과'와 뿌리가 흙을 붙잡는 '말뚝·그물효과'가 크게 약해진다.

이 때문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빗물이 지표면에 직접 떨어져 토양 침식과 토사 유출이 쉽게 발생하고, 일반 산지보다 산사태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실제 경북지역에는 지난 17일부터 사흘 동안 최대 232.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안동과 의성의 산불 이재민 임시조립주택 3개 단지 20동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도로와 하천 등 공공시설이 유실되고 농경지 침수와 주민 대피도 이어졌다.

이 같은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산불 피해지를 대상으로 응급복구와 항구복원 사업이 필수적이다.

응급복구는 우기 전에 산지 비탈면에 수로와 편책을 설치하고 계곡부에는 골막이와 사방댐 등을 조성해 토사 유출과 산사태를 최소화하는 사업이다.

항구복원은 식생 복원과 함께 산지사방사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산지사방사업은 산사태와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사방댐, 수로, 돌쌓기 등을 설치하고 식생을 복원하는 재해예방 사업이다.

산림청은 식생 복원과 산지사방사업을 함께 시행하면 토사 유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지를 조사한 결과 식생 복원과 사방공법을 적용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산불 발생 이후 5년 동안 연도별 토사 유출량이 최대 10배 이상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피해지는 집중호우 시 토사 유출과 산사태 위험이 큰 만큼 우기 전 응급복구와 지속적인 식생 복원을 통해 2차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