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잘 지켜라"…딸 살해하고 세상 등지려한 부부 집유 선처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생활고와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어린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30대 부부가 형 집행을 유예받았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15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생활고와 우울증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초등학생 딸 C 양을 살해한 뒤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인 C 양은 병원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에 선 피고인들은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면서도 "딸 곁에 갈 수 있게 선처해달라. 가족이 다시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피해 아동이 부모와 분리로 인한 불안과 위축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와 함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사건을 저지르게 된 경제적, 정신병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피해 아동에게 돌아갈 경우 재학대 등 2차 가해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양측 주장을 살핀 재판부는 "한차례 딸을 살해하려다 실패했음에도 다시 범행했고,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면서도 "피해 아동이 부모와 떨어져 정서적 불안감을 느끼는 점 등에서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평소 아동과의 유대관계, 양육을 떠안게 된 피고인 부모의 부담 등 사정들도 판결에 고려했다.
특히 "역설적이게도 집행유예를 결정하는데 피해아동의 영향이 컸다"며 "잘 지키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 기간 양육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라는 특별 준수사항도 명령했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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