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 죽이고 세상 등지려한 부부…"선처 호소" 법정서 눈물

범행 뒤 자살하려다 미수…검찰, 각각 징역 12년 구형

대전 지방 법원(DB) ⓒ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생활고와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어린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30대 부부에 대해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9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 심리로 열린 A 씨와 B 씨에 대한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비록 범행이 미수에 그쳤으나 보호의 대상인 미성년 자녀의 생명을 빼앗으려 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히 검찰은 피고인들이 사건을 저지르게 된 경제적, 정신병적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피해 아동에게 돌아갈 경우 재학대 등 2차 가해 가능성이 높다고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보호자이자 부모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선택으로 피해 아동에게 되돌릴 수 없을 뻔한 피해를 줬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수감 기간 삶을 돌아보며 가장 소중한 자녀와 격리돼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학대와 방임 끝에 범행한 것이 아닌 생활고와 정신적 문제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다 비극에 빠뜨릴뻔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아동은 후유증 없이 회복돼 일상으로 돌아가 있고 임상심리평가상 부모와 분리로 인한 불안과 위축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부모로부터 정서적 지지와 안정적인 양육환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 씨는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앞으로 어떤 힘든일이 있더라도 가족을 생각하며 살겠다"며 "부족한 부모지만 딸 곁에 갈 수 있게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B 씨는 "자격 없는 죄인이지만 저 같은 사람도 엄마로서 아이 곁에 갈 수 있게 해달라"며 "똑같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 저희가 하루 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우리 아기에게 보탬이 될 수 있게 가족이 다시 살아갈 기회를 한 번만 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오는 7월 15일 A 씨 부부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은 지난 1월 생활고와 우울증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초등학생 딸 C 양을 살해한 뒤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인 C 양은 병원 치료를 받고 현재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