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1' 효소 손상 DNA 초고속 수리 원리 규명…세계 최초

KAIST 등 연구팀, 차세대 항암제·노화 치료제 개발 기대
"DNA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손상 부위 초고속 탐색"

DNA 손상이미지(AI생성).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4/뉴스1

(대전=뉴스1) 이동원 기자 = KAIST 이광록 교수 연구팀은 UNIST, 성균관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DNA 복구 효소 APE1이 무염기 부위(AP site)를 찾는 과정에서 DNA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1차원 확산’ 전략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APE1은 암과 노화에 직결된 DNA 손상 복구를 담당한다. 연구진은 단일분자 FRET, DNA Curtain,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과 질량분석을 이용해 APE1이 무작위 탐색이 아닌 DNA 선을 따라 효율적으로 손상 부위를 찾는 방식을 확인했다.

특히 APE1의 끝부분에 위치한 비정형 영역(IDR)이 DNA에 갈고리처럼 붙어 효소가 떨어지지 않고 오래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영역을 제거하면 손상 탐색 능력이 5배 이상 떨어졌다.

또 마그네슘 이온(Mg²⁺)이 단순 보조 역할을 넘어 APE1과 DNA 결합 안정화를 통해 탐색 효율을 높였으며, 이는 DNA 복구 기능 강화에 중요한 요소로 확인됐다.

위 왼쪽부터 UNIST 생명과학과 이자일교수, KAIST 생명과학과 이광록 교수,성균관대 물리학과 유제중 교수. 아래 왼쪽부터 UNIST 김수빈 통합과정, KAIST 이동훈 박사, 성균관대 조경필 통합과정.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4/뉴스1

이번 연구는 DNA 복구 효소 APE1이 손상된 DNA 부위를 신속하고 정확히 탐색하는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는 암세포의 DNA 복구 기능을 저해하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과 노화 억제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더불어 이번 성과는 진핵세포 DNA 복구 시스템이 진화적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됐는지 보여주며, 유전체 감시 체계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실제 세포 내 환경을 모사해 DNA가 단백질과 결합한 ‘뉴클레오솜’과 크로마틴 구조 내에서 APE1이 손상 부위를 어떻게 찾아내는지를 규명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DNA 복구 메커니즘에 관한 지식을 확장하며, 향후 항암제 및 노화 관련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는 KAIST 박승주 박사와 UNIST 김수빈 박사과정, 성균관대 조경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5월 14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KAIST Grand Challenge 30 Project, 한국연구재단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지원사업, 기초연구실 사업, 한국신약개발사업단, IBS,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첨단원천유망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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