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커피찌꺼기가 건조 없이 90초 만에 무연탄급 고급 연료로

지질연 박태준 박사 연구팀, 화염 플라즈마 열분해 기술 개발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화염플라즈마 바이오차 공정 처리 과정(지질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전 세계에서 연간 1000만톤 이상 발생하는 커피찌꺼기를 효율적으로 자원화할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자원활용연구본부 박태준 박사 연구팀과 ㈜갓테크가 공동으로 수분 약 55%를 함유한 젖은 커피찌꺼기를 별도의 건조나 탈지 없이 단 90초 만에 고품위 바이오차(바이오 숯)로 전환하는 화염 플라즈마 열분해(FPP)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바이오매스와 숯의 합성어인 바이오차는 목재·왕겨·축분 등 바이오매스가 제한된 산소 조건에서 열분해를 거쳐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숯과 비슷하지만 탄소체가 쉽게 분해되지 않아 탄소 배출 저감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은 액화석유가스(LPG)와 압축공기를 연소시켜 만든 약 800~900도의 대기압 화염 플라즈마로 고수분 바이오매스를 직접 처리한다.

기존 열분해 공정에서는 수분 제거를 위한 사전 건조가 필수적이지만, 이 기술은 전처리 과정을 완전히 생략할 수 있다. 플라즈마의 초고온 에너지로 내부 수분이 순간적으로 기화하면서 입자 내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고, 그 결과 '팝콘 효과'라 불리는 미세 폭발이 발생해 다공성 구조 형성과 반응 속도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커피찌꺼기 활용 바이오차 제조를 위한 기존·신규 공정 비교도(지질연 제공) /뉴스1

연구팀이 최적 조건인 90초 처리 조건에서 커피찌꺼지를 바이오차로 만드는 실험을 수행한 결과, 일반 무연탄과 유사한 고품위 고체연료 특성을 나타냈다.

특히 고정탄소 함량은 약 3배 증가하고 황 성분은 완전히 제거돼 연소 시 황산화물(SOx)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 특성을 보였다. 비표면적도 증가해 활성탄 전구체나 흡착 소재로의 추가 활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기존 열분해 공정에서 문제가 된 연기나 타르 등 2차 오염물질의 발생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기존 수열탄화 공정 대비 40~240배, 토레팩션 공정 대비 약 20배 이상 처리시간을 줄여 효율성도 높다. 전기 기반 플라즈마 장치 대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고수분 원료를 그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건조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과 공정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박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폐기물을 단순 처리 대상이 아닌 고부가가치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기술적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고수분 유기성 폐기물로 적용 범위를 늘리고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