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조명 조절하듯 사람 뇌도 감각 신호 선택적 조절"
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 김성기 단장 연구팀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공연장에서 관객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조명의 밝기를 구역마다 다르게 조절하듯, 우리 뇌도 주의(특정 정보에 대한 선택적 집중)가 작동할 때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에서 층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연구단장 연구팀이 사람 뇌의 감각피질에서 주의가 감각 신호를 단순히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피질의 층 구조를 따라 선택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 뇌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 자극과 특정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인지적 조절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각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 신호가 대뇌피질의 층 구조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를 인간에서 직접 측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기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에서는 주의를 기울일 때 감각 관련 신호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에 주로 주목해 주의가 각 층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대뇌피질의 미세한 층 구조까지 구분할 수 있는 초고자장(7T)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과 스핀-에코(spin-echo) 방식을 활용해 사람의 감각 피질 층별 반응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의 손가락에 촉각 자극을 주고 손목에는 방해 자극을 함께 제시한 뒤 손가락 자극에 주의를 기울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1차 체성감각피질 각 층의 신호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극에 주의를 기울였을 때 감각 피질의 표면층에서는 신호가 증가하고 심층에서는 신호가 감소하는 상반된 패턴이 나타났다. 중간층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방해 자극이 존재하는 조건에서는 모든 층에서 신호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주의가 감각 신호를 단순히 키우는 것이 아니라 피질의 층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연구는 특정 촉각에 집중할 때 감각 피질의 표면층, 중간층, 심층에서 서로 다른 반응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인간에서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단장은 "초고자장 fMRI와 스핀-에코 기법을 결합해 인간 뇌의 층별 신경활동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며 "이런 접근은 향후 고해상도 뇌영상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인지 및 감각 기능 연구로 확장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인간 감각 피질에서 주의가 어떻게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지를 층 수준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라며 "인지 조절, 통증, 신경질환 연구뿐 아니라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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