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 못잡아"…늑구 탈출 8일째, 포획 무소식에 주민들 답답

"밤길 무서워" 불안감 속 "강아지 아니냐" 무덤덤함도
"위험성 있어, 접근 자제" 당부…사살 두고 누리꾼 갑론을박

15일 대전 중구 무수동의 한 마을회관 앞에 늑구 수색팀이 타고 온 구급차가 서있다. 일부 수색팀은 이곳에서 드론으로 일대를 수색하며 늑구의 행방을 찾고 있다. ⓒ 뉴스1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한 수컷 늑대 '늑구'가 8일째 포획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넘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늑구가 숨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오도산 끝자락의 대전 중구 무수동 소규모 마을에서는 늑구 수색에 투입된 드론이 하늘을 헤집으며 내는 굉음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이곳 마을회관에도 자리잡은 수색팀은 연신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드론으로 곳곳을 살피고 있다.

수색 당국은 늑구 탈출 첫날인 8일부터 매일 10대 안팎의 열화상 드론을 투입해 늑구를 찾고 있으나, 전날 한차례 포획에 실패한 뒤 현재까지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포획이 장기화되면서 늑구가 발견된 지역 인근 주민들은 계속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많은 수의 인력이 투입되고도 좀처럼 사로잡지 못하는데 대해 의아함도 품고 있다.

이곳 마을에서 마주친 한 70대 주민은 "늑대가 맹수인데 사람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걱정하면서도 "늑대가 위험해서 그러는지 붙잡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궁금하다"고 되물었다.

늑구가 포착됐던 치유의 숲 인근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50대 주민도 "뉴스를 보니 그렇게 공격적이거나 사납지 않은 것 같다. 낮에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면서도 "밤에는 갑자기 숲에서 튀어나올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계속 잘 도망친다고 하니까 늑대가 똑똑해서 안 잡히는지 사람이 못 잡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4일 열화상 드론에 포착된 늑구(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늑대로 인한 인명 및 가축, 시설 등 피해가 없는 탓에 맹수임에도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덤덤한 태도도 엿보인다. 이곳 농장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대상 딸기 체험도 이날 오전 담당 교사의 인솔하에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다고 한다.

마을 텃밭을 관리한다는 30대 청년은 "강아지 아니냐"라며 "중구 청년들 다 몰려가서 수색하는데 왜 아직도 못 잡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어 "어제는 버스 5대가 줄줄이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 그렇게 투입하고도 못 잡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키우는 개가 집을 나가도 이틀이면 잡는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늑구 탈출 첫날부터 '아기 늑대'라고 잘못 전파되는 등 위험성이 낮다는 여론이 형성됨에 따라 대전시는 "2살 성체 늑대"라며 시민들이 충분히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안내했다.

특히 이 같은 인식에 따라 트랩이나 포획틀 근처까지 다가가 기다리는 시민들도 있어 늑대 출몰이 우려되는 지역 등에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한편, 수색 당국이 늑구의 사살을 고려하지 않고 안전 포획 방침을 세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살'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람이 다친 다음은 누가 책임질 거냐", "동물원에서 자랐어도 늑대고 맹수다"라는 등 사살해서라도 빠르게 포획해야 한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동물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 "퓨마처럼 또 죽이지 마라", "공격성도 낮고 겁도 많다고 한다. 위험하지 않다"는 등 사살은 과하다는 동정 여론도 들끓고 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