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드 탈출 늑대 '가짜 사진'에 혼선…위치 확인도 안 돼(종합)

사흘간 도심 활보 제보·신고 수백건, 대부분 허위
사흘째 수색 포착 못해…"포위망 뚫었거나 폐사할 수도"

오월드 늑대 탈출 초기 소방당국에 제보된 사진(왼쪽)과 대전 서구 괴정동 일대에 늑대가 나타났다며 제공된 제보사진. 모두 합성 이미지로 추정된다.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10일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한 수컷 늑대 '늑구' 수색이 사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당국이 허위 제보 탓에 수색 초기 혼선을 빚었다.

경찰과 소방은 오월드 등 관계기관과 함께 늑대 탈출 첫날인 8일 오전부터 250명 규모의 수색팀을 꾸려 수색에 나선 바 있다. 이후 '늑대가 오월드 사거리에 나타났다'는 사진 제보와 신고가 접수돼 인력을 급파하고 수색 범위를 넓혔다.

당시 인근 초등학교에는 대규모 인원이 투입돼 상황실이 꾸려지기도 했다. 시는 8일 오후 1시29분 '늑대가 오월드 사거리쪽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된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판단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제보 사진의 진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장소를 비추는 CCTV에도 늑대는 포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늑대 탈출 초기부터 무분별하게 퍼진 합성 사진 하나에 귀중한 수색 초기 시간이 허비된 셈이다. 늑구가 실제로 당국에 포착된 건 모두 동물원과 멀지 않은 보문산 일대였다.

해당 사진은 112 신고 문자로 접수돼 당국에 전파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자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밖에 늑구 탈출 사실이 알려진 8일 오전부터 온라인상에는 늑대가 동물원 사육장 철조망을 뛰어넘는 CCTV 화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지들이 빠르게 퍼졌다.

이후 언론에도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늑대 관련 사진들이 여러장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허위 제보 및 신고 탓에 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과 소방, 시 등에 현재까지 백 수십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나, 대부분 오인 신고 내지 온라인상에 떠도는 합성 사진을 근거로 한 것들이다.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1마리가 대전 도심에서 목격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4.8 /뉴스1

전날 충북 청주에서도 늑대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일대를 1시간여 수색하기도 했다.

현재 수색 당국은 "민가에 나타난 사진은 다 허위"라고 선을 긋고 있다.

수색팀은 오월드 인근 숲에 늑구가 숨어든 것으로 보고 열화상 드론을 중심으로 사흘차 수색에 나서고 있다. 늑구는 전날 오전 1시30분께 한차례 포착된 지 40여시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늑구가 귀소본능이 강해 오월드 주변을 맴도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는데, 이런 탓에 포위망을 뚫고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유인하기 위해 뿌려둔 먹이를 건드리지 않고 있어 겁을 먹고 굴을 만들어 숨어 있다가 폐사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수색팀은 늑구의 예상 이동 경로에 포획틀과 GPS가 달린 트랩 20여개를 설치했으나 걸려들지 않고 있다.

당국은 동물원 출구를 열어두고 포획을 대비하는 한편, 추적 수색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400명 규모의 수색팀을 다소 축소한 상태다. 사살은 검토하지 않고 거점으로 몰아 마취시키는 등 안전 포획하겠다는 방침은 유지한다.

또 보문산 일원에 민간인 통제를 하지 않겠으나 개인 행동이나 등산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한편,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께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 흙을 파고 탈출했다. 오월드는 개장 전 점검 과정에서 사파리 늑대무리 20여 마리 중 1마리가 사라진 것을 발견, 입장을 막고 자체 수색하다 40여 분 뒤 중구와 소방에 신고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