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2부제 첫날…큰 혼선 없었지만 "대중교통 지옥" 불편 호소(종합)

공공기관 주차장 대부분 '텅텅'…주변 도로 주차 차량 늘기도
김포·인천선 '만원 지하철' 고통, 어린이집도 적용 볼멘소리

공공기관 차량2부제 및 방문차량 5부제가 실시된 8일 대전 유성구청에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6.4.8 ⓒ 뉴스1 김기태 기자

(전국=뉴스1) 김낙희 박종명 김기태 김종서 장예린 이종재 문채연 정우용 박정현 한송학 유준상 기자 = 공공기관 차량 출입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대부분 지역에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불편 호소가 이어졌다.

이날부터 자율적으로 기존 시행하던 차량 5부제에 공공기관 2부제가 더해지면서 규칙 적용이 훨씬 엄격해진 탓으로 보인다. 특히 공무원들의 볼멘소리와 전기차, 장애인 차량 등의 예외 사항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찾은 충남도청 지하 주차장에서는 출입구마다 출입 통제에 나선 청원경찰이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청원경찰은 "아직 2부제 예외 차량에 출입 비표가 배부되지 않아 약간의 혼선을 빚고 있으나 큰 혼란은 없다"고 말했다.

오전 9시면 주차장 지하 1층 구역이 다 찼는데 텅텅 비어 한산한 모습이 어색하기까지 했다.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는 홍성 홍북읍과 예산 삽교읍 경계에 995만㎡(홍성 63%·예산 37%) 규모로 조성된 곳이다. 도청은 홍성 홍북읍에, 도의회는 예산 삽교읍에 위치하면서 함께 복합 청사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편이 부족한 복합 청사 출근길에 나서는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30대 남성 공무원은 "전기 킥보드를 타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들은 특히 시내버스 이용 불편에 입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도 정책 효과와 현장 혼선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날 오전부터 시청사 출입구 2곳에서 직원들이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지 확인한 뒤 차량 출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는 관련 공지를 받지 못해 현장에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특히 시청 어린이집의 경우 공무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이용 대상에 포함돼 있어 차량 통제 과정에서 확인과 안내가 반복되며 불편이 발생했다.

한편 충남대학교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는 같은 시각 만원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례가 발생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전해진다. 논산 훈련소의 경우 장병 가족의 차량은 부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충북도 큰 혼선 없이 안정적이었다.

충북도와 도의회 주차장에서는 큰 혼선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달 5부제 시행 첫날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전날 자정께 2부제를 위반한 밤샘 주차 차량의 출차도 이뤄졌다.

도 관계자는 "지난 5부제 시행 때부터 수시로 예외 차량 비표를 발급해 비표가 없어 출입하지 못하는 차량은 없었다"며 "5부제를 한번 겪어 큰 혼선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원도청 주차장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간 청사 내 주차면 부족으로 혼잡했던 평소 모습과 달리 이날은 주차 공간 곳곳이 비어있는 등 눈에 띄게 한산했다.

같은 시각 인근 춘천시청도 큰 혼선은 없었다. 원주시와 홍천군 등 도내 각 시군은 이날부터 공공기관 차량 부제 시행 강화에 들어갔다.

반면 일부에서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일률적으로 차량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를 두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버스도 많지 않은 외곽에 직장이 자리 잡고 있어 차량이 없으면 출퇴근 자체가 힘들다"며 "차 대신 택시를 이용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대중교통 노선이 열악한 곳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한 교통 대책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북쪽 1문 앞 대로변은 불법 주정차 단속이 한창이었다.

도청 북쪽 앞 대로변은 주·정차 금지 구역이지만, 그간 청사 내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법 주·정차가 일상화된 곳이다. 지난 5부제 시행 첫날에도 불법 주정차가 늘며 혼잡을 빚었다.

주차 차단기에 막혀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차량 일부가 북쪽 문 앞 대로변에 주차를 시도하다 단속 안내를 받고 되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 지역 공공기관에서도 대체로 큰 혼선은 없었다. 중구청의 주차 공간은 평소보다 여유가 있었다. 중구 관계자는 "5부제와 2부제를 헷갈리는 시민이 많아 홍보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직원들의 차로 빼곡했을 울산중구청 청사 내 주차장은 곳곳이 비어 있었다. 하지만 중구청 건물 뒤편 상황은 달랐다. 골목길에는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이 차들의 번호판 끝자리는 짝수와 홀수가 뒤섞여 있었고 차에서 내린 사람들의 발길은 길 건너 구청으로 향했다.

일부 직원들은 2부제 시행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공무원은 "수년간 굳어진 출퇴근 패턴이 있는데 차를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하면 난감하다"며 "구청의 통근 버스가 다니지 않고 대중교통 노선도 열악한 곳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은 적잖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남 혁신도시(진주시 충무공동) 공공기관들은 홀짝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정문 등 입구 3곳에서 보완·경비팀 인력 11명이 차량 2부제 단속을 했다. 정문 출입구에서는 홀수 번호판 승용차들의 출입을 막았고 사전 출입 승인과 비표 부착 차량도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쳤다.

수도권인 경기 김포와 인천 지역에서는 출근 시간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혼잡 체감이 컸다. 원래 혼잡도로 악명 높은 구간에서는 여러 차례 열차를 놓쳐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김포골드라인 사우역에서 만난 이 모 씨(41)는 상기된 표정으로 "평소에도 밀어 넣어야 겨우 타는 수준인데 오늘은 열차를 두 대나 보냈다"며 "직장이 여의도인데 이미 지각이다"고 토로했다.

같은 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 박 모 씨(38)도 "차량 끝자리가 8번이라 5부제에 걸려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나왔는데 골드라인이 지옥철이라는 걸 간과했다"며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인천 지하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인천지하철 2호선 석남역 승강장과 환승 통로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고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타려는 승객과 내리려는 승객이 뒤엉키며 이동이 지연되는 모습이 반복됐다.

석남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 모 씨(31)는 "빨리 나온다고 나왔는데 검암에서 탈 때부터 사람이 많았고 석남 오기 전 이미 꽉 찼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차량 운행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전체적인 교통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출퇴근 피크 시간대 대중교통 일부 구간에서는 혼잡이 일시적으로 심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공영주차장 이용이 제한되면서 일부 수요가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영향"이라며 "기존 혼잡도가 높은 노선은 체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luck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