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안전공업 임직원 6명 출국금지…'대피 지연' 중점 수사

53명 조사…희생자 2명은 하청, 파견인력 정상절차 여부도 살펴
"안전 건의 묵살 증언 관련 경영진이 묵살한 건지는 불투명"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가 23일 경찰·대전노동청 관계자들이 화재로 7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안전공업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6.3.23 ⓒ 뉴스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74명의 사상자를 낸 안전공업 공장 화재 원인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6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조대현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손 대표 등 경영진 6명을 출국금지하고 현재까지 관계자 53명을 조사했다고 26일 밝혔다. 다만 손 대표 등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선 아직 입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관계자 조사를 통해 화재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직접 연기를 목격하거나 비명소리를 들은 뒤에야 대피가 이뤄졌다는 공통된 진술을 다수 확보한 상태다.

당시 안전공업에 설치된 경보기는 디지털 로그가 남지 않는 모델인데, 경찰은 정상 작동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1층에서 24시간 가동하는 공정설비를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최초 화재 목격자를 통해 1층 4번 라인 상단 덕트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불이 난 공정라인은 1~6번까지 설비로 이뤄진 공간으로, 평소 화재가 발생했을 때 곳곳에 설치된 차단버튼을 통해 대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이번 화재는 목격자가 소화기로 다가갈 틈도 없이 급격하게 번졌고, 점심시간 직원들 대부분이 휴게시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탓에 초동 대응이 늦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안전공업 본사와 대화동 2공장, 손 대표 등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 9대를 비롯한 256점의 증거물 분석을 토대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또 노동당국은 이번 화재 사망자 14명 중 2명은 하청업체 소속인 것으로 보고 불법파견 여부를 살피고 있다. 지난해 파견인력에 대해서는 위법성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정상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노동당국의 입장이다.

경찰은 화재 전 내부에서 안전 개선을 건의했으나 반려됐다는 진술도 확보해 살피고 있는데, 건의를 묵살한 주체가 경영진인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