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에 충북까지?…2라운드 접어든 행정통합 초당적 협치를

[대전·충남 통합 무산]③ 시민 공감대 형성 성패 좌우

편집자주 ...대전충남 행정 통합이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시작한 통합 논의는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뛰어들며 3개월 여 지역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정치권의 일방적인 속도전에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요구가 쏟아지며 결국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 통합 논의 시작부터 그 과정에서 드러난 협치 실종,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3 ⓒ 뉴스1 허경 기자

(대전충남=뉴스1) 박종명 김낙희 기자 =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통합 요구가 여전히 분출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가 공고해지고 인구 소멸 위험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광역경제권을 통한 생존 전략의 모색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다양한 형태의 통합안이 나오면서 행정 통합은 2라운드에 접어든 형국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 통합이 어려워진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충남·북, 대전까지 통합해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 행정체계를 만들어 볼 거냐는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에 대한 의지의 첫 사례로 대전·충남 통합 논의에 불을 밝혔던 당사자로서 보다 큰 온전한 형태의 통합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도 대전·충남 행정통합 무산에 대한 대안으로 '신수도특별시' 비전을 제시했다. 대전·세종·청주를 묵는 '신수도특별시'로의 완전한 수도 이전과 충남·북을 통합하는 '충청특별자치도'라는 투트랙 통합안이 골자다.

이 처럼 통합 논의는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통합의 범위 및 추진 시기, 방법 등을 놓고 여야가 또 다시 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2028년 총선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이장우 시장은 여야가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충분히 논의해서 결론을 내자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도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으면서 "대전·충남·북, 세종까지 가는 더 큰 통합을 해야 한다"며 "임기 단축을 통해 2028년 총선까지 통합을 해야 한다"고 말해 장 의원과 뜻을 같이 했다.

이처럼 대전·충남 통합이 무산되면서 다양한 통합안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통합의 성패는 주체인 시민들의 공감대에 달려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통합으로 내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겨냥한 정치권의 일방적인 속도전은 시도민을 객체로만 여길 뿐이었다. 특히 통합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시민들의 주민투표 실시 요구는 앞으로 통합 과정에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절차라는 점을 선명히 각인시켰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형태의 방안이라도 통합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대전·충남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극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도민의 뜻을 모으기 위한 노력은 물론 주민투표 실시 여부, 대전과 충남의 통합은 물론 세종과 충북을 포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도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전·충남 통합은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며 "통합이 정당성과 시도민들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당적 협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원대 권선필 교수는 "지역 정치권이 통합이 진행되는 내내 서로 논란과 논쟁만 있었지 지역의 미래를 놓고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그 결과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아무런 결과물도 얻지 못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형태의 통합을 하든간에 합의와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cmpark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