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운동과 음주 같이 즐긴다면 고관절 '골괴사' 위험

이봉주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이봉주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뉴스1

최근 운동을 즐기는 생활습관이 늘면서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고관절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과도한 음주습관까지 있을 경우 대퇴골두 골괴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은 보통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 원인으로 많이 알고있지만, 최근 20~4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생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대퇴골두 골괴사는 고관절을 이루는 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인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거나 막히면서 뼈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고관절은 걷기, 뛰기,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 등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이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엉덩이와 사타구니 주변에 통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점점 불편해질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병이 진행되면 관절이 변형되거나 무너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골괴사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2만7861명이었던 수진자는 2019년 3만4745명으로 4년 사이 약 25% 늘었다. 또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1.6배 많아 남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퇴골두 골괴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외상 등이 있다. 특히 지속적인 음주 습관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은 혈관 속 지방을 증가시켜 혈액 흐름을 방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대퇴골두로 가는 작은 혈관이 막히면서 뼈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결국 뼈 조직이 손상되거나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엉덩이 또는 사타구니 통증, 오래 앉았다가 일어날 때의 불편함, 걸을 때 느껴지는 통증 등이 있다. 일부 환자는 허벅지나 무릎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걸을 때 절뚝거리거나 고관절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대퇴골두 골괴사는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나 생활습관 관리 등을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관절을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질환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고관절 통증이 계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음주가 함께 이어지면 관절 건강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평소 절주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고관절 통증이 느껴질 경우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관절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