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엔 성삼문도 있다…역적 몰린 충신의 생가터 가보니

홍성 송북 노은리에 유허지 고택 남아…지역 명승지 제9경
군, 올해 5월 역사인물축제에 주인공 선정 다양한 행사 마련

조선시대 학자 성삼문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홍성군 홍북읍 노은리 유허지 내 고택. 2026.3.13 ⓒ 뉴스1 최형욱 기자

(홍성=뉴스1) 최형욱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의 흥행으로 영화 속 등장인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성삼문의 생가가 있는 충남 홍성군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배우 임승대 씨가 열연한 성삼문은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단종 복위 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한 만큼 성삼문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홍성 홍북읍 노은리 일원(옛 충남 홍주목 적동리)에는 성삼문의 유허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1418년 성삼문이 태어난 곳으로 그가 나고 자란 외가의 오래된 고택이 있다. 이 고택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민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성삼문 유허지는 군 대표 경관 12경 중 제9경으로, 지난 1954년 관내 유림들이 만든 고적현창회가 제단을 보수한 이후 매년 제향을 올리며 그의 충절을 기리고 있다.

참고로 조선시대 학자 동춘당 송준길의 문집에 따르면 성삼문이 태어나기 약 200여년 전 고려시대 명장인 최영 장군도 이곳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홍북읍 대인리 일원에는 성삼문의 부친인 성승 장군과 모친의 묘가 자리 잡고 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성승 장군은 단종 복위 당시 세조와 세자의 경호를 담당했던 별운검으로서 명나라 사신 연찬회에 참석해 세조의 뒤에서 암살 기회를 노렸던 인물이다.

한건택 내포문화관광진흥원장은 “단종 복위 운동에서 성삼문은 문인으로서, 성승은 군인으로서 세조 정권에 맞선 단종의 부자 충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군 홍북읍 노은리 성삼문 유허지 내 사육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사당. 2026.3.13 ⓒ 뉴스1 최형욱 기자

이후 실패한 단종 복위 운동으로 성삼문 집안은 역적으로 몰려 멸문하면서 모두 처형되고 모친과 부인은 노비의 신분으로 전락한다.

한 원장은 “당시 성삼문 집안의 재산을 몰수하면서 처가와 외가의 재산은 건드리지 않았다”며 “그 결과로 지금의 유허지가 남아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록에 더해 성삼문 유허지는 최근 왕사남의 흥행으로 관광객들의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영화 흥행에 조선시대 역사 관심이 더해지면서 유허지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교롭게도 군은 올해 개최되는 역사인물축제의 주제로 성삼문과 최영 장군을 선정했다.

군은 지역의 대표 위인을 선정해 매년 역사교육형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군은 오는 5월 2일부터 3일간 홍주읍성 일원에서 열리는 역사인물축제에서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기념해 성삼문과 최영에 관한 다양한 역사 체험과 공연,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군은 올해 사업비 7억5000만 원을 투입해 성삼문 유허지 내 ‘매죽헌원’ 쉼터를 조성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등 홍보 시너지도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선 전기 집현전 학자로 사육신 중 한 명인 성삼문은 세종을 도와 집현전에서 훈민정음 창제에 참여했고, 훗날 계유정난으로 유배를 당한 단종의 복위를 추진하다 실패한 뒤 역모에 가담했단 이유로 능지처참을 당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누적관객수가 1000만명을 넘긴 지난 6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광고판이 걸려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choi409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