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농·어가 시름…"하우스 보일러에 기름 넣기도 힘들어"

부여 방울토마토 시설하우스 면세등유 리터당 1000원→1300원
보령 어선 면세경유 200리터에 1만4000원 치솟아 '하소연'

충남 한 주유소 옆에 세워진 가격 안내판./뉴스1

(내포=뉴스1) 김낙희 기자 = "기름값이 너무 올라 시설하우스 보일러에 기름을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네요."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파르게 오른 유류비에 애먼 충남 지역 농민과 어민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면세유 가격이 치솟은 탓이다.

9일 찾은 충남 부여군 세도면. 방울토마토 주산지인 이곳에서는 500여 농가가 311㏊ 면적에서 연간 방울토마토 2만여 톤을 출하한다고 한다.

농민 최 모 씨(50대)는 "꽃샘추위가 밤마다 이어지는데 시설하우스 보일러에 기름(면세 등유)을 넣어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시설하우스 내 보일러를 계속 돌리자니 바닥 난 등유를 다시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방울토마토)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보일러를 꺼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중동 사태 이전에는 리터당 1000원대였던 면세 등유 가격이 현재는 1200~1300원대로 치솟았다며 3월 한 달이 고비라고 덧붙였다.

줄곧 인력난에 시달리던 농촌에 이젠 고유가 여파까지 덮친 셈인 데다 낮은 방울토마토 출하 가격도 발목을 잡고 있다.

농민 이 모 씨(60대)는 "지난해 지금 시기 평균 출하 가격은 ㎏당 7000원대가 유지가 됐다"며 "올해는 쿠팡,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당 4000원대에 머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군다나 면세유(면세 등유) 가격이 오르면서 더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딸기 주산지인 논산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논산시에서는 26~29일 딸기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농민 김 모 씨(40대)는 "출하 막바지인 시기인데 보일러를 계속 돌리자니 난방비가 치솟고 끄자니 딸기 체험 등의 진행이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낙지가 잡히기 시작한 보령시 앞바다의 상황도 농촌만큼이나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천항에는 통발·자망·안강망 등 어선 600여 대가 조업에 나서고 있다.

이 모 선장(60대)은 "인력난이 심해 웃돈을 줘가며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어선에 넣는 경유(면세 경유) 가격이 최근 드럼(200리터)당 1만4000원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조업에 나설 경우 그 피해가 어떨지 짐작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luck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