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콜록' 반복되는 사레, 사망 부르는 연하장애 위험신호
이숙정 대전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올 초 한국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배우 안성기씨가 별세했다. 고인은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그러던 중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중환자실에 의식 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질식사(음식물에 의한 기도 폐쇄)로 알려졌다.
의학적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해 보면, 혈액암 투병 과정에서 전신 체력 저하와 근력 감소가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이와 함께 삼킴에 관여하는 근육 역시 약화됐을 것이다. 이로 인해 음식물이 정상적으로 식도로 넘어가지 못하고 기도로 유입돼 기도를 막으면서,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질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
삼킴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삼킴(swallowing)은 음식물을 인지해 입으로 가져온 뒤 구강, 인두, 식도, 위로 이동시키는 다양한 신경, 근육들의 조화로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해부학적으로 기도와 식도는 앞뒤로 매우 인접해 위치해 있다. 기도는 항상 열려 있는 구조인 반면, 식도는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물이 넘어갈 때만 열린다.
'사레들리다'라는 표현은 음식이나 물을 삼킬 때 식도가 아닌 기도 쪽으로 잘못 들어가 기침이 유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 강한 기침 반사를 통해 이물질이 배출되지만, 반복되는 사레는 연하장애의 신호일 수 있다. 반면, 질식은 음식물이 기도를 완전히 또는 거의 막아서 호흡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연하 곤란 원인은 다양하다. 뇌졸중, 파킨슨, 두경부 종양, 신경근육질환 등으로 인해 삼킴 기능을 담당하는 근육, 신경 손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고령자에서 치매, 근감소증, 암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전신 근력이 저하되면서 삼킴 근육이 약화되는 경우에도 연하 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연하 곤란 증상으로는 식사 중 기침이나 사레들림, 목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느낌, 음식물이 잘 넘어가지 않는 느낌, 식사 후 목소리가 쉬거나 젖은 소리가 나는 경우, 식욕 저하, 음식물을 가만히 물고만 있는 행동 등이 있다. 특히 '무증상 흡인'처럼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고 있음에도 감각 저하로 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기도로 들어간 음식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폐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하 검사는 대표적으로 재활의학과에서 실시하는 비디오투시연하검사(VFSS)나 이비인후과에서 실시하는 후두내시경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치료는 연하 곤란 평가 결과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구강, 인두 자극 및 강화 운동, 삼킴 훈련, 음식물 점도 조절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삼킴, 즉 연하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그리고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능이다. 그러나 음식을 입으로 섭취하는 행위는 단순히 에너지를 공급받는 생리적 과정에 그치지 않고, 삶의 즐거움과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일상 활동이기도 하다. 안전하고 행복한 식사를 유지하고 더 큰 합병증 예방을 위해 연하 곤란 증상이 있다면 적절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 및 식이 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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