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연령따라 달라지는 척추측만증, 조기 발견이 답
이세민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원장
연령에 따라 나타나는 척추 질환의 양상은 확연히 다르다. 그중에서도 척추측만증은 성장기 청소년과 중·노년층에서 각각 다른 원인과 증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척추측만증은 척추를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이 아니라 C자형 또는 S자형으로 옆으로 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옆으로 기울어진 것이 아니라 척추뼈가 회전까지 동반하는 3차원적 변형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정상 척추는 정면에서는 곧고, 옆에서 보면 S자 곡선을 이루며 충격을 흡수한다. 하지만 측만증이 발생하면 정면에서 기울어질 뿐 아니라 척추 회전으로 인해 갈비뼈가 한쪽으로 돌출되는 '늑골 돌출' 현상까지 동반될 수 있다.
성장기에 발생하는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전체 청소년 측만증의 약 80~85%를 차지하며,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성장기 호르몬 변화, 신경·근육의 균형 이상, 성장판의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무거운 가방이나 나쁜 자세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직접적인 발생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만곡을 악화시키는 요인에 가깝다. 특히 10~14세 성장 급증기에 많이 발견되며, 여학생에서 남학생보다 3~5배 더 흔하게 나타난다.
반면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는 점차 납작해지고 후관절은 닳으며, 인대는 늘어나고 근육은 약해진다. 이런 변화가 좌우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척추가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60세 이상 인구의 약 30%에서 관찰될 정도로 흔하며, 특히 폐경 이후 골밀도가 감소하는 여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청소년과 성인의 측만증은 증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청소년의 경우 통증은 거의 없고 어깨 높이 차이, 골반 비대칭, 허리선 비대칭, 한쪽 등이 튀어나와 보이는 외형적 변화가 먼저 관찰된다. 반면 퇴행성 측만증은 만성 요통, 다리 저림, 보행 시 통증, 간헐적 파행 등 통증과 신경 압박 증상이 주된 문제다. 즉 청소년은 외형적 변형이 핵심이고, 성인은 통증과 기능 저하가 중심이 된다.
가정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전방 굴곡 검사(아담스 테스트)가 있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무릎을 편 채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뒤에서 보아 한쪽 등이 더 튀어나와 보인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정확한 진단은 X-ray 촬영을 통해 이뤄지며, 휘어진 각도는 Cobb 각도로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10도 이상이면 측만증으로 진단하고, 20도 이상이면 치료를 고려한다. 40~50도 이상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된다. 또한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골반 성장판 상태를 확인하는 Risser 지표도 함께 참고한다.
청소년 측만증 치료는 만곡 각도와 성장 가능성에 따라 달라진다. 20도 미만이면 3~6개월 간격으로 경과를 관찰하며, 20~40도 사이이면서 성장기라면 보조기 치료를 시행한다. 보조기는 하루 22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성장 종료 시까지 유지해야 한다. 보조기의 목적은 완전한 교정보다는 진행 억제에 있다. 운동 치료도 병행해야 하며, 코어 근육 강화와 좌우 균형을 맞추는 운동이 중요하다. 40~45도 이상으로 진행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후방 척추 유합술로, 금속 나사와 막대를 이용해 척추를 교정하고 뼈 이식으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안전성은 크게 향상되었으며, 적절히 교정되면 재발률은 낮은 편이다.
퇴행성 측만증의 경우 치료 접근이 다소 다르다. 성인에서는 각도보다 증상이 더 중요하다. 우선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주사치료, 근력 강화 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그러나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보행이 어려울 정도의 신경 압박이 동반되거나, 척추 균형이 심하게 무너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경우에 따라 신경 감압술만 시행하기도 하고 감압과 함께 유합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방유합술(ALIF), 측방유합술(OLIF) 등 최소침습 수술 기법이 활용되며 출혈 감소와 빠른 회복, 근육 손상 최소화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전후방 교정술이 필요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에 대해 흔히 잘못 알려진 인식도 적지 않다. 자세만 고치면 저절로 교정된다는 생각은 대표적인 오해다. 구조적 척추측만증은 척추뼈의 회전과 변형이 동반된 상태이기 때문에 바른 자세만으로 완전히 교정되지는 않는다. 또한 측만증이 있으면 키가 크게 자라지 못한다는 주장도 과장된 면이 있다. 경미한 측만증은 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근력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오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적절한 코어 근육 강화와 균형 잡힌 근력 운동은 오히려 측만 진행 억제에 도움이 된다. 수술을 하면 허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는 우려도 과장된 경우가 많다.
결국 청소년기에는 조기 발견이, 성인에서는 통증을 방치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척추측만증은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구조적 변형과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성장기에는 '크면서 좋아지겠지' 하고 넘기기보다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고, 중장년층에서는 '나이 탓'으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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