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후 심해진 어깨 통증…스테로이드 치료 해로울까

[의학칼럼] 이도현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진료원장

이도현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진료원장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가 지나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중장년층 환자들이 늘어난다. 특히 평소부터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렵거나 어깨가 뻣뻣했던 사람들이 명절을 계기로 통증을 뚜렷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은 어깨를 많이 써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노화와 퇴행성 변화로 인해 어깨 관절낭에 염증과 유착이 생기면서 서서히 어깨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환이다. 문제는 평소에는 "좀 뻐근하다", "팔이 잘 안 올라간다" 정도로 참고 지내던 증상이 설 명절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갑자기 생활의 불편함과 통증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음식 장만을 위해 높은 찬장에서 그릇을 꺼내려다 팔이 잘 올라가지 않아 애를 먹거나, 대청소를 하며 높은 곳을 닦다가 어깨 깊숙한 곳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오랜만에 만난 어린 손주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안아 올리려는 순간, 어깨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그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오십견은 과도한 사용으로 새롭게 발생하기보다는, 이미 굳어 있던 어깨가 명절 활동을 통해 증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질환이다. 오십견이 진행되면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점점 어려워지고,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야간통이 나타나 일상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비수술적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스테로이드는 몸에 해롭지 않나요"라는 것이다.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오십견 초기의 염증 반응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에는 한계가 있지만, 통증이 심한 시기에 주사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면 자가운동이나 수동 관절 운동을 병행할 수 있어 회복 과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스테로이드 주사는 오십견 치료에서 '통증을 낮춰 재활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 수단'으로 의미가 크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주로 질환 초기 단계에서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같은 부위에 연간 2~3회 이상 반복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4~6개월간의 재활 치료에도 불구하고 어깨 통증과 운동 제한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다만 설명절 이후 나타난 어깨 통증이 모두 오십견은 아니다. 평소 어깨 사용이 많지 않던 사람이 명절 기간 동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높은 곳을 반복적으로 청소하고, 손주들과 공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했다면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들 때 힘이 빠지거나 특정 각도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특징으로, 오십견과 증상이 겹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당뇨 환자는 일시적인 혈당 상승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 여성 환자에서는 생리주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 약물에 대한 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 전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이 필수적이다.

주사 치료 후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격한 어깨 사용을 피하고, 뜨거운 물에 장시간 몸을 담그는 행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 보통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 주의가 필요하며, 주사 부위에 심한 통증이나 붓기, 열감이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와 재활에도 불구하고 통증과 운동 제한이 지속된다면 관절경을 이용한 관절낭 유리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대부분 다음 날부터 어깨 운동을 시작하며, 초기부터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병행해야 기능 회복이 빠르다.

설 명절 이후 느껴지는 어깨 통증을 단순한 명절 피로로 넘기기보다는, 오십견인지 회전근개 파열인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역시 이러한 치료 과정의 한 부분으로, 올바른 시기에 적절히 시행된다면 어깨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