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손맛 담긴 '두쫀쿠' 맛보러 오세요"
천안 시니어카페 '남산의 봄' 두쫀쿠 인기…일 40개 연일 매진
엄영욱 관장 "새로운 시도, 어르신 스스로 삶의 주체 인식"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의 시니어카페 '남산의 봄'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자현 씨(72·여)에게는 최근 새로운 능력이 추가됐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 레시피를 탑재했다.
이 씨는 출근날, 함께 일하는 짝꿍과 두쫀쿠를 만든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수십년간 요리로 다져진 그의 손을 거치면 쫀득 말랑한 '두쫀쿠'가 뚝딱 만들어진다.
이 씨는 "만드는데 2시간 정도 걸려요. 손이 많이 가지만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재미가 있어요"라며 즐거워했다.
'남산의 봄'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천안시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카페다. 바리스타 자격을 갖춘 60세 이상 어르신이 2인 1조로 근무하며 모든 메뉴를 직접 제조한다.
엄영욱 천안시 시니어클럽 관장은 "처음에는 '두쫀쿠'를 구하기 어렵다고 해 우리 카페에서 만들어보는 게 어떨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레시피를 익혀 시도해 보니 충분히 어르신들이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돼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카페에 근무하는 다른 어르신들도 모두 두쫀쿠 레시피를 익혔다. 이들은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꼴로 두쫀쿠를 만든다. 만들 수 있는 양은 하루 30~40개로 제한적이지만 만드는 족족 팔려나간다.
임 관장은 "새로운 메뉴 개발을 통해 어르신들의 능력을 확장하고, 일자리의 외연을 넓히는 목적도 있다"며 "어르신들이 수동적인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시장 유행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역동적인 주체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자평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손주뻘 되는 젊은 손님들도 자주 찾는다. 최근에는 단체 주문 요청까지 쇄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간 소통이 이뤄지며 카페에도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
이자현 씨는 "젊은 사람들이 와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요. 커피나 차뿐만 아니라 팥빙수 등 계절 메뉴도 판매하고 샌드위치도 직접 만드니까 많은 사람이 와서 쉬고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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