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마다 태안 알렸는데"…장사씨름대회 좌초 위기

3년 연속 유치 성과에도 '심의 없는 폐기'…KBS 중계 차질

‘2025 민속씨름 문경오미자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장사에 등극한 태안군청씨름단 소속 최성민 장사(태안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1.10/뉴스1

(태안=뉴스1) 김태완 기자 = 충남 태안군이 3년 연속 유치에 성공한 ‘2026 태안 설날장사 씨름대회’가 태안군의회의 예산 심의 거부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설 명절마다 전국에 태안을 알렸던 대표 스포츠 행사가 단 한 차례의 실질적 심의도 없이 예산이 폐기되면서 군민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10일 태안군에 따르면 군은 대회 개최를 위해 4억 705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26일 군의회에 원포인트 임시회 소집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임시회가 열렸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 간 이견을 이유로 예산안은 본격적인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며 사실상 ‘심의 없는 폐기’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예산 무산은 단순한 체육행사 취소 문제를 넘어선다. 설날장사 씨름대회는 매년 KBS 전국 생중계를 통해 태안을 알리는 핵심 홍보 창구였다. 특히 설 명절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려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와 ‘태안 방문의 해’를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대회 무산 시 전국 홍보 효과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지역경제 타격도 작지 않다. 2024년과 2025년 설날장사 씨름대회 당시 전국에서 몰린 관람객들로 숙박업과 음식점, 전통시장까지 매출 증가 효과가 뚜렷했다.

한 지역 상인은 “설날 씨름대회는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니라 태안 경제를 살리는 효자 행사”라며 “군민의 생계와 직결된 사업을 정치적 판단으로 가볍게 다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최근 태안군 소속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장사 타이틀을 잇따라 획득하며 지역 씨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커지고 있다. 군민들 사이에서는 “선수와 군민이 함께 쌓아온 성과를 의회가 스스로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세로 태안군수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설날장사 씨름대회는 특정 집행부의 사업이 아니라 군민 모두의 행사”라며 “정치적 갈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한 바 있다.

태안군은 추가 임시회 소집과 대체 재원 마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회 개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아직 모든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며 “대외 신뢰도와 군민 염원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회 개최를 성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osbank34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