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생태·해양레포츠로 ‘머무는 서천’을 디자인하다”
서천군, 생활인구·블루카본·역사유산을 엮은 체류형 관광 실험
- 김태완 기자
(당진=뉴스1) 김태완 기자 = 충남 서천군이 인구감소와 고령화 속에서도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지나치는 여행지가 아닌, 머물며 배우고 즐기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축제·생태·역사·레포츠를 입체적으로 엮는 전략이다.
3일 세한대학교에 따르면 서천군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춘장대 해양레포츠센터에서 자유전공학과 학생들과 진행한 집중수업에서 서천 관광산업의 방향을 설명했다. “주민등록인구는 4만7000여 명으로 줄었지만, 생활인구는 연간 343만 명에 달합니다. 이제 교부세 산정에도 생활인구가 포함될 만큼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서천군 관광팀의 설명이다.
이 변화에 맞춰 군은 ‘연중 축제도시’ 구상을 추진 중이다. 6월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한산모시문화제가 열리고, 여름엔 장항 송림의 ‘맹문동 축제’가 열린다. 봄에는 동백꽃·주꾸미축제, 초여름엔 광어·도미축제, 가을엔 홍원항 전어·꽃게축제가 이어지고, 겨울엔 마량항 해넘이·해돋이 축제가 해맞이 명소로 자리 잡는다.
이 가운데 장항 송림 스카이워크 일대는 단순한 전망 명소가 아닌 ‘기벌포 해전 전망대’로 불린다. 나연옥 서천군문화관광해설사는 현장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이곳을 ‘스카이워크’보다 역사적 이름인 ‘기벌포 해전 전망대’로 부릅니다. 바로 아래가 660년 백제 멸망의 무대이자, 663년 일본·백제 연합군과 신라·당 연합군이 맞붙은 2차 해전의 현장입니다”
이처럼 서천군은 역사와 관광을 결합해 ‘스토리형 체류 관광’을 강화하고 있다. 장항의 옛 제련소 굴뚝은 산업유산으로 남아 생태자원과 공존하며, 금강하구와 서해가 만나는 서천갯벌은 ‘블루카본(해양탄소흡수원)’ 연구와 체험학습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희리산 해송 자연휴양림은 전국 유일의 해송 숲길로,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국가기관 거점도 체류를 뒷받침한다. 국립생태원(환경부)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해수부)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생태체험시설이다. 특히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은 열대·온대·극지 등 5대 기후를 재현해 어린이 교육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서천의 정체성은 ‘지켜낸 자연’ 위에 있다. 한때 군산과 함께 국가산단 예정지였던 금강 하구 일대는 주민들의 반대로 갯벌 매립이 무산되고, 대신 국립생태원·해양생물자원관으로 재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서천은 환경도시로서의 길을 택했다.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서천~공주고속도로, 장항선 철도가 교차해 자가와 대중교통 모두 용이하다. 군은 권역별 시티투어를 확대하고, 향후 가족단위 체류형 레저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춘장대 해양체험파크 일대에는 카약·패들보드 등 해양레포츠를 결합한 관광콘텐츠가 추진 중이다.
이색적인 문화공간으로는 고려 성리학자 이색(李穡)을 모신 문헌서원이 꼽힌다. 고려 충절과 조선 초기 사상적 전환을 품은 이 공간은 한산이씨 집성촌과 함께 ‘지속가능한 문화유산관광’의 축으로 자리한다.
서천군 관계자는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선 ‘사는 사람’뿐 아니라 ‘머무는 사람’을 늘려야 한다”며 “블루카본·해양레포츠·역사교육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체류형 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천군은 세한대학교(총장 최미순)와 공동 주최, 세한대학교(충남) RISE사업단(SRL레저관광센터)이 주관하는 ‘2025 제1회 서천 해양레저페스타’가 지난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충남 서천군 춘장대 해수욕장과 홍원항 일원에서 열린 바 있다.
cosbank34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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