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표 매크로로 1만장 싹쓸이해 되팔이…5억7000만원 번 40대

표값 최대 15배 부풀려…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 입건
구단 선예매·직링 이용…프로그램 제작·판매자도 붙잡아

PC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티켓을 예매하고 있는 피의자(대전경찰청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티켓을 대량 구매한 뒤 웃돈을 주고 판매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A 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A 씨는 2023년 3월부터 붙잡힌 지난 7월까지 매크로를 이용해 총 5254회에 걸쳐 1만881매의 프로야구 티켓을 예매한 뒤 되팔아 5억7000만원 상당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본인과 가족, 지인 명의로 다수의 계정을 만들어 서울과 경기 일대 PC방에서 메크로를 이용해 범행해왔다. 예매한 티켓은 온라인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했는데, 4만원 상당의 1루 커플석을 40만원에 넘기는 등 많게는 정가보다 15배 부풀려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 씨는 프로야구 인기로 매크로를 이용한 예매가 어려워지자 하루 먼저 예매하는 구단 유료 맴버십에 가입해 티켓을 선점하고, 대기번호 없이 좌석 선택창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직링(다이렉트 링크)'을 이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또 A 씨에게 프로그램을 공급한 판매자와 제작자 등 20대 2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매크로를 4만원부터 12만원짜리 고급형까지 다양하게 취급하면서 8600만원 상당 팔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뿐만 아니라 직링 제작 및 유포, 이를 이용한 예매행위 모두 명백한 불법"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관련자에 대한 강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예매 제도가 악용되는 측면이 있어 일반 소비자의 피해를 키우고 공정한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며 "공정한 공연문화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jongseo12@news1.kr